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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획된 우연 Sep 07. 2022

레벨업이 뭐 별건가요

사색

나는 영상 만드는 걸 좋아했었다.


사회 초년생 때 회사에서 가끔 시키지도 않는 영상을 만들어 회의 시작이나 말미에 틀어 상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예쁨 받고 뭐 그랬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아주 잠시.. 아.. 방송국으로 진로를 틀까? 이 길은 역시 내 길이 아닌가.. 하며 헛된 고민을 하기도 했으니..


사실 따지고 보면, 영상뿐 아니라, 발표 자료로 쓸 PPT 만드는 것도 좋아했다. 회사에서 조별 프로젝트로 만들었던 PPT 중에 내가 했던 형식이 칭찬을 받아 다른 조들도 다음 회차부터 그대로 벤치마킹했던 적도 있었으니.. 물론 특출 난 성과를 낸 사람은 나뿐 아니라 계속 나왔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유튜브도 내 적성에 맞는데, 굳이 따지면 소재가 없었다. 그러다 유튜브 생태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또 내가 할 게 보였다. 해서 테스트 삼아 몇 개 만들어 업로드해 두었다. 근데 유료 프로그램 쓰지 않으려 무료로 영상을 만들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때문에 몇 개 만들어보고 지쳐서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오래간만에 들어가 보니 아주 활발하고 지속적으로 시청 시간이 기록되고 있었다. 심지어 재방문 시청자까지? 아마 광고가 없어서 그랬겠지만!


지속적인 영상 공급이 안되니 구독자는 손에 꼽게 늘었지만.. 그래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시청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는 건 해볼 만한 것 아닌가? 한 달에 한 개만이라도 올려보기로 나를 붙잡고 설득해 본다.


나의 본체 영화 블로그도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 그냥 재밌게 놀았더니 남들이 스크랩해간 게 1,732회나 된다고! 게다가 2nd 책 블로그야말로 영양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서로이웃' 추가 없이 자발적으로 이웃 맺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뭐든 그냥 해봐야 한다. 즐겁게!


시간이 좀 걸릴 뿐이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건 그렇다. 게임처럼 하면 된다. 게임처럼.


레벨 원부터 차례로 올라가면서 찌그러지고 깨지다 보면, 저절로 체득하게 되는 것도 많고, 이를 통해 훈련도 된다. 그럼 오기도 생기고, 실력도 향상되고 있다.


그러다 최종 보스몹에 도착하면 프로! 프로가 되는 거다.


어느 날엔가 문득, 모든 일은 내가 깊이 관심을 가지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각종 자격증과 학위와 기타 구체적인 여러 가지도 어쩌면 이 모든 과정의 일환이고 최종 끝판왕이리라.


그러니 산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인데, 또 참 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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