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못회 [말 못 하는 작가의 회고록] : 자존심
41. 쟤 근자감 무엇?
요즘 세대는 특히나 자존감을 중요시한다. 인터넷에서 자존감에 관한 글귀들을 찾아 모으기도 하고, 서점에서 또한 그에 관한 책들이 즐비한다. 자존감과 자신감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존감 自尊感
[명사]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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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自信感
[명사] 자신이 있다는 느낌.
‘스스로 자, 높을 존, 느낄 감’을 쓰는 자존감을 직역하자면 ‘스스로를 높이는 감정’ 정도가 되겠다.
자신감은 ‘스스로 자, 믿을 신, 느낄 감’ 자를 써서 ‘자신을 믿는 감정’ 정도가 되겠다.
많은 이들이 자신감과 자존감은 별개의 카테고리라며 말하던데, 실은 똑같은 단어이더라. 나름 근거가 있는 가설이라면 자존감이라 부르었고, 근거 없이 큰소리로 야단법석만 치는 사람들에게는 자의식 과잉이라며 뒷담화를 까곤 했다.
하지만, 자존감 또한 과거의 나와 비교하여 큰소리를 떵떵 치는 격이니, 그 또한 같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감정(感情)은 일시적일 뿐이니, 그 또한 언젠가는 변할지어다.
이에, 우리는 무엇을 찾아야 할까? 자존감도 자신감도 아니라면, 내가 조금 더 당당해질 수 있게끔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가? 나는 이에 대한 대답을 ‘자존심’이라 대답하고 싶다.
자존심 自尊心
[명사]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재미있게 감상하였다. ‘신념은 총알로도 뚫을 수 없다’ 라던 브이의 말이 내 가슴을 울리었다. 신념 또한 자존심과 같은 나의 심장이니라.
One person with a belief is equal to a force of ninety-nine who have only interests.
신념을 갖고 있는 한 사람은 관심만 갖고 있는 99명의 힘과 같다.
- 존 스튜어트 밀
우리는 더러 자신감이 지나치게 빵빵하다거나 자의식 과잉이 된 사람들을 욕하곤 하는데, 사실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다를게 무어냐.
하지만 자존심이 있는 사람들은 달랐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이 깊은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러한 사람들이 용감하고 당차다 생각한다. 과거의 나와 비교하는 자존감, 남과 비교하는 자신감. 이러한 비교대상이 있는 감정이 아닌, 자존심이라는 뜨거운 심장이 있는 사람들은 어느 상황에서든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자존감을 높이려고 그리 집착할 필요 없더라. 그 또한 과거의 나와 비교하는 비교대상일 뿐이더라.
내가 평생 매일을 발전하고 높아질 것이라 어찌 장담하겠는가. 한순간 무너질 수도 있는 연약한 존재가 인간일 뿐인데 말이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그러한 과거와 매일 비교질을 하며 살아가기에는 너무 숨차지 않을까 한다.
‘예뻐요, 멋져요’하는 칭찬에 꽤나 예상 가능한 대답인 ‘아니에요, 감사합니다.’라며 손사래 치는 것이 아니라,
“저도 알아요”
하며 여유롭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더욱 당당해 보이고 매력적이더라.
당신을 왜 사랑하느냐 묻지 말길. 백가지 이유를 대더라도 자존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믿지 않을 테니. 당신을 사랑함은 이유가 없다.
당신은 사랑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한다. 우리는 내 가치를 조금 더 높게 여겨보자.
당신은 그럴만한 사람이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더 뻔뻔한 철면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