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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현 Josh Kim May 07. 2023

프롤로그 : 택시에서 삶을 묻기로 했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생이란 무엇일까? 변치 않는 가치를 찾는 여정

어린 시절부터 저는 늘 궁금하고 고민하던 질문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과연 인생이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과 궁금증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수도 없이 해오셨고 하고 계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타이밍은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말이죠.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답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내용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내용을 찾아가 보고자 했습니다.


우선 그 여정의 첫 번째 방법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 위해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책을 읽는 것은 제가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서전을 읽어보기도 하고 역사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유명하게 알려진 인물들이 아니지만 누구도 모르는 곳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본인들의 일을 묵묵하게 그리고 멋진 일들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기도 했습니다.


책과 글에서 저는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지혜를 탐구하는 시간들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틈틈이 독서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 보니 늘 제 맘 한 구석에는 나 또한 언제 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릴 적 읽었던 책 중 탈무드를 기억해 보면 나이도 지긋이 있으신 랍비의 지혜를 젊은 세대들에게 나누는 일들이 참 멋져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방식이 너무나 독특해 아직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혹시나 탈무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탈무드란 유대인 교육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유대인들의 종교적 가치관과 생각들을 담은 경전, 그들의 역사를 담은 역사책, 수천 년의 기록들을 기반으로 적립된 지혜를 담은 지혜의 책, 이해를 돋기 위한 우화 또는 동화 같은 내용을 담기도 한 책입니다. 랍비들은 이 탈무드를 기록하고 관리해 왔기에 지혜로운 사람들로 많이 등장합니다.


랍비는 유대인 사회에서 존경받는 스승, 조언자, 현명한 어르신으로 대대로 유대인들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지혜들을 가르쳐왔습니다. 어리고 젊은 유대인들은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지혜의 말을 듣기를 원하고 그들의 조언을 기쁜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지금도 랍비들은 유대인들에게는 정말로 중요한 스승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돌이켜보면 참 안타까움 마음이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세대 간의 갈등이 더욱더 격심해지고 있는 사회의 현실을 보며 참 마음이 아픕니다. 젊은 사람들은 어른들을 그저 옛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꼰대”라는 단어를 통해 그들의 말이나 조언 또한 자신들의 상황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여 듣기를 거절합니다. 어른들도 젊은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대해서 그들의 상황과 환경을 충분히 고려 또는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경험에 의해서만 비판하고 판단합니다.


저는 양쪽의 입장 모두 이해가 되어 사실 어떤 한쪽을 비난하거나 나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서로를 향한 비난이 거세질수록 이 사회의 질서 또한 무너져가 보였으며, 존중이 사라지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점점 식어져 가는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요즘 같은 때일수록 젊은 사람들은 어른들의 삶의 지혜와 조언을 구하고 어른들은 젊은 세대들이 그 어느 세대보다 탁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잠재력을 발산할 기회와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유대인들이 잘되는 비밀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조금 독특한 방식의 이야기를 담아 공유함으로 제가 위와 같이 느낀 안타까움과 세대 간 갈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게 만들 수 있는 연결점이 돼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공유할 이야기들은 모두 제가 직접 나눈 이야기들을 글로 담아 가려고 합니다. 


이 결심을 행동으로 옮겨보고자 제가 직접 다른 사람들을 찾아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각기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과 그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말입니다. 여러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해서 거기서부터 먼저 시작하고자 했습니다.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3.1 운동이 일어난 지 이제 100년 갓 지났으며 대한민국이 시작된 지 100년이 채 지나지 않았고 6.25 전쟁이 끝난 지 올해로 이제 막 70년이 되었습니다. 벌써 아흔이 훌쩍 넘으신 저의 외할머니는 일제에서 완전히 해방되기 전부터 해방되는 과정과 이후 대한민국으로 다시 건국되어 그 참혹한 전쟁 시간 속에 계셨다는 것이 너무나 믿기지가 않습니다. 외할머니처럼 우리나라가 주권을 박탈당한 시절,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절, 그리고 여기저기 상처가 가득한 민주화 과정 속, 빠른 성장 과정 등 아직도 수많은 어르신들이 그날의 기억을 품은 채 역사의 산 증인처럼 계십니다. 제가 책, 영화, 드라마, 다큐에서만 보던 먼 옛날 같은 그 이야기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이 아직도 놀랍고 믿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을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분들이 그 힘든 시간들을 버텨낼 수 있었는지, 그러한 환경에서 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대체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삶은 무엇인지 무엇을 후회하시는지 무엇이 아쉬우신지, 변하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 깨달음이 무엇인지 듣고 싶었습니다. 그렇게나마 그들의 지혜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찾아보기로 하고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던 중에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싶던 그 어른들을 가장 쉽고 가까이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방법을 말입니다. 그건 바로 택시였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업무로 인해 택시를 탑승하는 횟수가 많았고 한번 탑승했을 때 평균 30분 정도 택시를 이용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매번 택시를 탑승할 때마다 늘 내가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싶었던 분들이 앞에 계셨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택시에서 인생 그리고 삶을 묻기로 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말이 많고 질문이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주위에 대한 관심과 관찰하는 것이 저에게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택시를 탑승하면 여러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는데, 기사님들의 반응은 대부분 젊은 친구가 별게 다 궁금하다며 신기해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기특해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학생이 되어 택시라는 강의실에서 인생학 박사 택시기사님들과 인생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간 과묵한 줄만 알았던 그분들은 알고 보니 대한민국 최고 수다쟁이이며 인생의 산전수전 경험이 가득한 선생이었습니다. 이제 그분들과의 택시에서 나눴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모든 내용이 유익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어느 분에게는 큰 위로와 힘과 지혜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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