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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현 Josh Kim Sep 12. 2024

맘 터놓고 이야기 나눌 사람이 주위에 계시나요?

우리는 얼마나 깊은 인간관계를 하고 있나.

최근 친한 지인과 오랜만에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사람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 지인은 성인이 된 후 가장 친한 지인 중 한 명으로 비슷한 일을 해왔고 비슷한 가치와 비슷한 삶을 추구하기에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인간관계 중 한 명입니다.

지인과 이야기를 하며, 지인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말하길 성인이 되고 특히 결혼한 후 뭔가 재지 않고 허물없이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관계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데 말이죠.

그래서 지인은 열심히 커뮤니티 활동을 합니다. 본인이 주도록적으로 커뮤니티를 이끌어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친해지고 서로에게 깊은 관계가 되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유형입니다. 그렇게 분명 자주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웃고 떠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진솔한 이야기 더 깊은 이야기로 들어가려고 하면 뭔가 미묘하게 다들 각자의 벽을 두고 그 이상으로 넘어가지를 못하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벌써 1년, 2년 그 관계의 지속 시간이 넘어가며 친해졌는데도 말이죠.


분명 각자 힘든 일들도 많이 있을 것이고 누구나 아직 마음에 해결하지 못한 쓰디쓴 그리고 아프디 아픈 덩어리들이 곪아 있을 텐데, 참 이런 것들을 내놓고 이야기한다는 것이 현 2030에게는 어려운 일인지. 그게 내 이미지에 해가 되고 흉이 될까 봐 다른데 이야기가 새나가고 소문이 날까 걱정이 돼서 그런 것인지. 분명 다들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고 공감받고 싶고 털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텐데도 각자 그 무서운 것을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지인이 그 관계들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진정으로 그들과의 관계가 깊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계속 이 정도 거리만 유지하면서 지낼 것인지. 새로운 커뮤니티를 찾아 나서야 하는지 말이죠.

요즘 제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균적으로 2030 사이에서 이런 고민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 만나는 것도 어렵고 나와 비슷한 생각 비슷한 삶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고 특히 허물없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같다고 많이들 이야기하더군요.


이렇게 2030 마음의 병이 깊어집니다.  곪아 터지고 나면 다시 새살이 돋고 해결하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후폭풍은 너무나도 치명적입니다. 공황장애, 우울증, 번아웃, 자괴감 등 우리의 삶을 더욱 파괴하는 병에 걸리고 말게 됩니다.

점점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고 점점 인간 사회가 경직되고 고립되어 가는데, 이런 관계는 가면 갈수록 찾기 힘들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런 관계가 있다면 사회의 상황과 환경이 어떻든지 분명 오늘 삶을 살아갈 힘과 내일을 기대할 이유가 될 텐데 말이죠.


약으로도 해결할 수 없고 치료법으로 해결할 수도 없는 이런 문제들은 오히려 그것들을 나누고 이야기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인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때론 약대신 사람이 약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심리 전문가가 아닌 친구가 상담가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때론 정신과 의사가 아닌 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 한 명이 병을 치료해 주는 명의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요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신가요? 이 글을 보시면서 저처럼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먼저 그런 니즈가 있는 분들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이런 마음을 가진 소수로 시작될지 모르지만, 이 따스한 마음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 미묘한 관계의 벽들을 허물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혹시 그런 분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제가 가장 먼저 그런 친구가 되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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