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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아, 꼭꼭 숨어라.(그림동화)

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by 소시야 서새이

낯선 곳에서 선생님, 친구를 만날 때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숨바꼭질하며 용기 내어 한 걸음 옮겨 웃음이 많은 아이, 목소리 큰 아이를 찾았다는 그림 동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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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다. 부끄럽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것이다.

나는 부끄러움이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그런 사람이 있을까?


당신은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인가?

나는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다. 초등학교 때는 아주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다. 중고등학교 때에는 한 학년에 짝꿍 딱 1명만 사귀는 부끄러움이 많다 못해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었다. 사회생활에서도 딱히 내 존재를 드러낼 수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직업상 어린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부끄러움이 조금 극복한 계기가 되었다.

매년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참 감사하게도 나에게 다가와 묻고 또 묻는 아이들은 오히려 평안하게 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와 같은 아이가 있었다. 말 안 하고 가만히 침묵하고 있는 그 아이 나와 똑 닮은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참 난감했다.

그럴 때 내가 생각한 방법은 '천천히 다가가자.'였다. 얼른 다가가 안아주면 도망가기 바빴다. 나를 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송신향 선생님이야. 너는 동글이지. 우리 잘 지내보자."라고 소개하고 다음날은 "내가 필요한 것은 어떤 것도 부탁해도 된다. 내가 도와줄게" 이런 식으로 며칠 동안 소개하고 기다려줬더니 조금 지나자 내 무릎에 앉고 도와 달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아이들에게는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는 시간과 용기가 생길 수 있는 기다림이었다.


수주움이 많은 사람들은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누구나 다 똑같을 수는 없다. 수주움을 많은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함께 살면서 조금씩 서로 보완하며 산다. 나와 같은 사람은 수주움이 많지만 가끔은 그것을 극복하는 시간, 순간도 있다. 또 그 수주움이 있기에 나와 비슷한 사람을 잘 알고 도울 수 있다. 수주움이 많다는 것은 꼭 용기 내어 변화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낯섦. 부끄러움은 선물이다. 부끄럽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 발상의 전환할 수 있다. 그 변화를 극복하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나는 익숙함이 너무 좋다. 다만 부끄러워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회피하지는 말자. 그냥 부끄럽지만 그 자리에 머물려 있으면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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