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새해 목표를 기준으로 자기 계발 루틴 짜기
남들과 동일하게 새해 목표를 세워봤다. 새해가 한 달 하고 보름이 지나가는 오늘, 내 목표가 지켜질 만한 목표인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내가 세웠던 목표는 10가지였다.
주말에도 아침 스트레칭하기
필라테스 주 3회 가기를 2번 이상 지키기
잠 6시간으로 줄이기, 최소한 시도라도 해보기
책 20권 읽기
입 밖으로 내뱉기 전에 잠깐이라고 속으로 외치기
멘탈이 무너져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 깨진 내 멘탈 내가 수습하기
주간회고 10회 이상 빼먹지 않기
ADP 공부하기
1일 1 아티클 읽기
내 시장가치를 올리는 일을 3가지 이상 하기
이 목표들을 카테고리로 나누자면 크게 세 가지다.
체력관리
자기 계발
멘탈관리
내가 이 세 가지를 중점으로 목표를 구성했던 이유는 특별할 게 없다. 이제 내가 쓰는 시간들이 오롯이 내 시간이 되었고 여기서 더 발전하려면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한 중요도는 이랬다.
멘탈 > 자기 계발 > 체력
체력이 있어야 억지로 글을 읽을 귀찮음을 이겨낼 수 있고, 거기서 체력이 조금 더 남으면 야근을 해도 이 루틴을 깨지지 않고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읽은 아티클 하나가 내 일에 도움이 되고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면 자연스럽게 멘탈을 유지할 수 있게 되겠다는 아주 간단한 추론이었다.
내가 목표를 정해놓고 항상 확인하는 조건이 있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일단 나에게 어느 정도가 무리한 정도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당연히 다들 잘 모른다. 나의 무리함의 정도를 파악하기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어디서 포기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운동하기라는 목표를 세웠을 때 어디서 포기했는지 확인해 보자. 헬스장 등록은 했나? 헬스장에 가기는 했나? 헬스장이 부담스러웠나? 아니 그냥 집에서 나가는 게 귀찮았나?
정말 포기한 지점에서 손가락만 까딱하면 되는 수준으로 올려서 시도해 보는 걸 추천한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건 너무 스트레스받으니까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내가 처음에 운동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공원 산책하고 퇴근하기 전철역까지 버스안타고 걸어가기 등등 오늘 한번 해볼까? 하는 느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정도로!
가장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목표가 타이밍을 놓치면 못하게 되는 종류이다. 예를 들면 '여름에 바디 프로필 찍기' 같은 것들. 가능한 사람이었다면 이미 목표를 세우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여름에'를 빼고 바디프로필 찍기를 한다면 조금은 더 달성하기 쉬워질 수 있지 않을까.
목표 달성의 장벽을 낮추기 가장 좋은 류는 내가 한주를 쉬고 다음 주에 다시 한다고 해도 결과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류다. 그래선지 내가 짜는 목표는 대부분 루틴 한 내용들이다.
연말이 되면 새해 목표를 결산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일도 회고를 진행하듯 나 자신을 회고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연말에 목표를 결산했을 때 스스로에게 대견할 수 있는 일이면 더 좋다. 그 맛에 그다음 해의 목표를 신나게 세울 테니까.
결과의 기준이 너무 높을 필요는 없다. 사소하게 잡아서 가는 것이 좋다. 중요한 건,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것이다. 업무에서 작은 성공을 경험해서 더 성장하는 것과 같이 나 스스로를 위한 일이 작은 성공을 만드는 것이다. 작은 성공을 모아서 큰 성공을 만드는 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 기준을 소개했으니 목표를 점검해 보자.
이 목표에 '주말에도'라는 조건이 붙은 이유는 이미 평일에는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대부분 평일은 칼 같은 루틴을 지키고 주말에는 풀어놓았었는 데 주말까지 루틴을 유지하면 너무 짜증 날 것 같아서였다.
이제는 운동을 안 가는 게 어색할 정도로 운동에 습관이 좀 붙었다. 그래서 운동을 더 잘하려면 스트레칭을 해두는 것이 좋으니까 아침 루틴에 스트레칭을 넣어놨다. 이 상태로 23년을 보내니까 제법 괜찮아서 평일에 잘 풀어둔 근육을 주말에 다시 굳히고 싶지 않아서 추가했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이미 하던 루틴에서 확장된 것이라서 무리되지 않는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이번주에 못하면 다음 주에 하면 된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근육이 잘 풀어져 있으면 운동할 때 도움이 된다.
지금 월, 목 가고 있는 필라테스를 월, 수, 금으로 확대하려는 목표의 빌드업이다. 처음에 주 3회 가기로 목표를 잡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시도라도 해보자는 차원에서 수정했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1년은 52주, 52주 중에 두 번만 가도 성공이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이것도 이번주에 못하면 다음 주에 하면 된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필라테스하면서 체력이 붙은 걸 실감하고 있어서 이렇게 횟수를 늘려서 가면 연말엔 더 늘지 않을까?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이 잠이라고 하는 데 나는 유독 잠을 줄이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잠을 줄이고 무언가를 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싶었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라도 해보자는 취지에서 정했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조건이 붙어 있다. '최소한 시도라도 해보기'. 시도라도 하면 이 목표는 성공이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1년의 365일 중 어느 날이라도 재개가 가능하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줄인 시간만큼을 다시 나한테 재투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결과다.
남는 시간을 책 읽기에 쓰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시작한 목표다. 회사에서 매월 1권을 읽고 있으니 그 권수를 포함해서 내가 개인적으로 읽으면 되는 책이 8권이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매월 날로 먹는 횟수(사내 독서모임)가 포함되어 있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달성률을 연말이나 되어야 알 수 있다. 권수에 집착한 결과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책 20권을 읽은 만큼 스스로의 역량이나 스스로를 위한 일이 늘어있을 거라 생각하면 긍정적인 결과다.
팀에 사람이 너무 많아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말실수할까 봐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정한 목표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하루에도 몇 번을 다시 할 수 있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새로운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좋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작년에 비극적인 일을 너무 한 번에 겪어서 일에도 무리가 왔었다. 결국 휴직했다. 멘탈이 무너져있는 상태를 내가 감당할 수 없었던 것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상태에 대한 내 강박이 없어졌으면 해서 넣었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사실 깨진 내 멘탈을 내가 수습한다는 부분에서 잘 모르겠다. 멘탈을 수습하는 방법을 알아가야 하기도 하겠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안 무너지면 가장 좋지만 다음에 무너지면 하면 된다 (ㅜㅜ)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내 멘탈을 건강하게 유지하려 했다는 점에서 이미 충분히 할 만큼 했다.
매주 일요일에 작성하는 주간회고를 통해 내가 빼먹은 일이나 놓친 게 있진 않은 지 확인하자는 취지로 넣었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1년은 52주, 43개만 해도 성공이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이번주에 빼먹었다면 다음 주에 하면 된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주간회고의 목적이 계속 내가 놓친 걸 체크하는 것이기 때문에 놓치지 않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합격률이 10% 미만이라는 ADP다. (ADsP가 아니다.) 올해는 준비를 하고 응시를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해 보고 안되면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올해는 '공부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공부를 꾸준히 할 수만 있다면 괜찮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이것도 이번주에 못하면 다음 주에 하면 된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공부하다 보니 일이랑 관련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소소한 업무능력향상에 도움이 되어있을 것이다.
이건 평일 루틴에 포함시키려고 넣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벌써 AI에 다양한 설루션이나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고 여기서 파생되는 다른 일들이 너무 많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내가 직무를 전환하더라도 괜찮게 갈 수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하루에 한 개. 아티클의 종류를 설정하지 않았다. 자기 전까지 아주 작은 것이어도 상관없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오늘 빼먹으면 내일 두 개를 보는 걸로 대체할 수 있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소소한 업무능력향상으로 나타날 것 같다.
사실 가장 난해한 목표다. 내가 이 목표를 정한 이유는 연봉협상에서 유리하게 어필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드려고였다. 직원이기전에 구직자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서도 탐나는 인재가 되어야 연봉협상에 유리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처음에 대충 생각한 '시장가치를 올리는 일 3가지'중 2가지가 ADP와 체력 기르기였다.
ADP는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개발자라는 타이틀 때문이었고, 체력은 일이 몰려도 뻗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것과 여기서 담당하는 업무가 늘어도 커버할 수 있어서 내가 들고 있는 카드 자체를 늘리는 전략이었다.
개발을 기본으로 하고 몇 가지 설루션을 관리하고 계약을 갱신하는 등의 업무도 들고 있는 상태라 이런 업무를 늘려서 내가 당장 빠졌을 때 회사가 곤란해지는 상황을 유도하는 것이기도 했다. 잔인
✅너무 무리하게 짜진 않았는지
❌ 기존의 루틴에서 추가했고 앞서 말한 목표를 초과달성하면 달성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목표자체가 난해해서 무리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중단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인지
⭕시도하다가 중간에 다른 '시장가치를 올리는 일'을 하면 된다.
✅연말에 소소하게나마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인지
⭕연봉협상이나 상여금으로 그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새해가 한 달 하고 보름 지났다. 아직 시간은 있고 나도 달성할 시간이 있다. 만약 목표를 아직 안 세웠다면 이제라도 자그마하게 시도해서 작은 성공을 쌓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작은 성공을 쌓으면 어느샌가 스스로가 대견해지는 날이 올 것이 분명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