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은 문제해결을 위한 학문이다.

그래서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

by 가애KAAE

‘공학은 문제해결을 위한 학문이다.’라는 말을 굉장히 사랑한다.


다들 개발자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보다 더 멋있고 논리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는 저 문장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


미디어콘텐츠학과에서 컴퓨터공학과로 전과하고 맞이한 두 번째 학기에서 창의공학설계라는 수업을 들었다. 단순히 전필이어서 신청한 수업일 뿐이었다. 그런 그 수업에서 저 말을 처음 만났다. 아마 학교에서 보낸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가슴 뛰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컴퓨터공학과로 옮긴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 사회의 복지 제도와 그런 시스템을 통해서 성장한 내가 그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제도 덕분에 겨우 버티고 있는 또 다른 나를 도와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어떤 능력을,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그림은 없고 컴퓨터를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것으로 하면 더 찾기 쉬울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옮겼다.

그리고 나는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현실적으로는 코드를 작성하고 기획서 수정을 요청하고 디자인 피드백을 하는 매 순간이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그런 순간순간의 문제해결이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석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최근에 다시 깨달았다.


이제 내가 애지중지하며 만든 서비스는 돌봄 공백이라는 사회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 같아서 슬프다. 수익 없이는 사회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이어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슬프다. 다른 무엇보다 커머스의 고객을 돌봄 고객으로 유도하여 커머스와 돌봄의 선순환을 이루고자 한다고 했던 대표님의 머릿속에서 ‘돌봄’이라는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 기능인 것 같은 의사결정이 마음 아프다.


“공학은 문제해결을 위한 학문이다. 그래서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

이건 내가 컴공으로 넘어간 2015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참견에 굴하지 않고 지켜온 내 신념이다. 이 서비스는 사람을 향하는 기술로 남을까?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의 결과물이 될까?


그리고 나는 10년 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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