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를 좋아한다. 여름에도 마시지만 겨울에도 마신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도 어김없이 마신다. 스타벅스 창에서 눈이 내리는 풍경을 보면서 눈을 감상하며 얼음을 우두득우두득 씹으며 마신다. 사람들은 그렇게 마시면 춥지 않냐고 하는데 당연 춥다, 나 같은 손발 찬 사람에게는 쥐약이지만 양 주머니에는 핫팩을 두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커피를 마신건 대학교 때부터 정확히 마셨다. 그 이전에는 믹스커피를 몰래 마시다가 걸려서 혼이 났지만 대학을 가서는 검은 생명수를 달고 살았다. 음식 먹고 커피 마셨고 시험을 칠 때는 아예 커피를 달고 살아서 학교 안 자판기에는 늘 고급과 보통 커피에 차이를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렇게 마셨는데 겨울이라도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를 마시는 사람이라서 주위에서는 무섭다고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생각하면 그렇게 살게 된 이유가 아마 내 안의 화를 누르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닌가 싶다.
대학 때 열심히 학교 공부를 했다. 지금 생각해도 후회 없이 공부를 했다. 대학은 공부를 위에서 갔다는 생각에 일분일초 다루며 공부를 했는데 그때 제일 화가 났던 게 아는 게 별로 없어서 혼자서 맨땅에 헤딩을 하면서 공부를 하니 화가 났다. 그래서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사서 물 한 병을 쥐어짜듯이 마시면서 화를 달랬는데 그러다 잠과의 사투가 가장 문제가 되다 보니 커피가 자연스럽게 답이 되었고 1학년때는 기숙사였다가 한 번의 휴학으로 나는 기숙사를 나와야 했고 2학년 2학기는 옥탑방에서 살았는데 그때 너무 더워서 여름방학에는 오후 6시에 도서관을 들어가서 그다음 날 오전 6시 교문을 나섰다. 그러면 덜 더워서 김밥 천국을 가서 김밥 한 줄 사서 허기를 채우고 낮잠을 자고 다시 학교 갈 준비를 하고 그렇게 밤과 낮을 바꾸니 버티는 여름을 커피를 함께하니 즐거웠다. 여름이었지만 추위를 느낄 만큼 공부를 하고 그때는 외국어 자격증을 공부할 때라 정말 많이 바빴다.
지금은 회사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커피숍에 들른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마신다. 휘핑크림에 초코크림도 있고, 살찐다 하면서 마시는데 그래도 점심을 가볍게 먹고 나에게 주는 포상으로 저녁을 커피로 대신한다. 그렇게 당분이 들어가서 혈당 스파이크를 받으면 기분이 묘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러려고 일하지 하면서 룰루랄라 한다.
이제 날이 추워서 아이스는 살짝 춥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회사에서 주는 월급에서 스트레스는 덤이라서 그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독서도 안되고 아무것도 안 되는 좀비로 돌아다닌다.
그래서 나는 당분간은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연장하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이유가 있겠지 한다.
가슴이 뻥 하고 날아가는 느낌은 그냥 내가 가지는 느낌이다.
단순하다.
하지만 이 단순함 때문에 마시고 산다.
고맙다. 아이스 아메리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