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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Jan 27. 2024

어서 와 고시원은 처음이지!

서울에서는 주거환경 해결이 정말 중요하다.

만만하지  않은 집 구하기를 시작해야 했다. 무조건 우리 집은 방목이다. 옥탑을 살 때도 방목이라 내가 벌어서 내가 구했다. 다르지 않은 우리 집은 회사를 다닐 때도 내가 방을 구해야 했는데 방이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다. 돈이 없었다. 같이 입사한 동기와 룸메이트 형식으로 살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내 성격과 맞지 않아서 그럴 수 없었다. 결국은 난 고시원을 선택했다. 


그 고시원도 만만치 않았다. 말이 고시원이지 직장인이 너무 많았고 24시간 돌아가는 세탁실에서 나는 세탁기통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나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내가 배정받은 방은 창문이 없는 방에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 바로 앞방이라 방음 처리도 안 되는 정말 최악이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넘어갔다. 회사에 적응도 해야 하고 야근도 있고 해서 잠만 자면 되고 해서 넘어갔는데 문제는 주말이었다. 쉴 수 없었다. 너무 시끄러워서 이건 거의 "너 나가"라는 소리로 들려서 난 총무에게 너무 시끄럽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도 안다고 그러나 어찌할 수 없으니 참으라는 소리를 했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와서 난 책을 읽으며 자려고 노력을 했고 억지로 청한 잠에서 깨야했다.


내 옆방 여자가 중국인 교포였는데 전화를 얼마나 하는지 중국어로 대판 싸웠다. 대충 이야기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참치가게 식당에 취업을 했는데 그 주인이 자기에게 잘해주어서 사귀었단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사랑을 했는데 돈을 빌려주었다. 여자 입장에서는 타국에서 남자를 처음 만났고 그 주인은 참치집을 운영하니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고 그러다 여자가 남자에게 이제 돈을 돌려 달라고 하자 여자를 갑자기 헤고를 하고 돈은 나중에 주겠다고 불법으로 중국에서 온 거 안다고 협박을 했다고 했다. 여자는 나를 보고서 같이 법원에 가주면 안 되겠냐고 이야기를 해서 마침 친구가 변호사가 있어서 주선을 해서 어렵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조용하게 된 여자는 정말 소리소문 없이 그 이후 고시원에서 볼 수 없게 되었고 한동안 조용해지나 싶었는데 또 갑자기 새벽에 주인이 어떤 손님과 상스러운 소리를 내며 싸웠다. 이유는 고시원비는 내지 못하면서 왜 중국집을 이용하는 가에 대해서 시비가 붙었다. 난 결국 도저히 살 수 없다는 판단이 서서 결국 있는 돈 없는 돈을 모아서 월세를 가는 걸로 결정했다.


그때 나의 감정은 해방을 넘어서 주거환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논문을 써도 될 것 같았다. 고시원을 나오면서 다시는 오라고 해도 안 온다고 짐을 옮기며 열심히 돈 벌어서 크고 넓은 곳에 성공해서 간다고 했는데 지금은 오피스텔에서 내 구역 지키며 살고 있다. 책이 많아서 늘 문제 이긴 하지만...


고향에 살 때는 이런 경험이 없었던 터라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경험인지라 그렇게 넘기고 나니 나같이 주거에 대해서 골머리를 앓는 이들을 보면 내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을 한다.

그리고 같이 웃는다. 역시 경험은 최고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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