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아이러니

by 몽접

집에 손님이 왔다. 산을 등산하다가 길을 잃었다는 여자였다. 꽤 젊은 여성이었다. 마흔이 넘은 아들에게 저런 여자가 있다면 좋겠다고 여자는 생각했다.

아주 피곤한 기색인 여자에게 노모는 밥을 대접했고 이것저것 물어가며 친근함을 표현했다. 그리고 여자는 결혼 여부를 물었다. 수줍어하는 아가씨는 아직이라는 말을 남기고는 피곤함에 잠을 청했다.

여자는 아들을 불러 아가씨는 어떠냐고 물었다.


한 번을 보고 어떻게 아냐며 돌려세우는데 여자는 인연인 것 같으니 잘 생각해 보라고 했다. 남자는 귀에 흘려들으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신세를 진 여자는 하루를 더 머물길 청했다. 생각보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이유였는데 노파는 이게 인연이라고 생각했는지 트럭에 손님을 모시고 병원을 가라고 권했다.


아들은 싫지 않은지 알겠다고 하고 그렇게 가벼운 아침상을 먹고 둘은 떠났다.

아들은 너무 엄마만을 위해 살았다. 아버지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생각에 효자 아닌 효자로 살았다. 그래서 그랬을까 그게 독이 되어 지금은 노파는 아들의 미래가 더 걱정이었다.

저녁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었다. 산에 살면 해는 빨리 떨어진다. 그렇게 어둠이 집에 드리워질 때 즈음 아들과 여자는 도착했다.

그리고 여자는 직감했다. 아들과 여자는 이미 좋은 인연이 되었다는 것을.


그날 이후 아들의 결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결혼은 한 달을 앞두고 있었다. 여자는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털어 며느리에게 반지를 사 줄 요량이었다. 자신은 결혼해서 받은 것이 없었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는 남편과 가족이 없었기에 그런 서러움은 내림으로 주고 싶지 않았다.


시장 금은방을 가서 몇 번이나 둘러봤는지 모른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저녁을 먹는데 아들의 얼굴이 며칠 어두웠다.

여자는 아들에게 물었다. 혹시 결혼이 틀어졌냐고, 그러자 아들은 절대 그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분명 문제는 있어 보였다. 결혼하기 전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함을 알기에 여자는 아들을 다그쳤다.


저녁상을 물리고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은 긴 한숨을 쉬었다. "어머니 저 꼬리뼈." 숨이 막혔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어릴 때 다 잘랐고 거기에서 털이 날 일이 없다. 아들은 다시 말을 이었다. "어머니 제 꼬리뼈에서 털이 나고 있습니다. 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제 거울을 보니 꼬리, 뼈에서 털이 나서 제가 흡사 고양이 같았습니다" 여자는 혼미했다. 그렇지만 정신을 차려야 했다. 아들은 연이어 이야기했다." 혹시 제 어렸을 때 들었던 그 고양이 인간이 저였습니까? 사실이었습니까?"


여자는 "아니다!" 완강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럼 전 왜 털이 나고 꼬리가 자랍니까?"

여자는 "네가 잘못 본 거다"

아들은 "아닙니다, 제가 여러번 확인을 했습니다."


여자는 당황스러웠다. 이제는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

아들은 이야기했다. "이제 곧 결혼입니다. 제 아내에게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유전이라면 전 결혼을 하지 않겠습니다."

여자는 "아니야, 방법이 있다."

아들은 눈을 크게 뜨고 "네?"


여자는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게 있다, 할 수 있겠니?"

아들은 "어머니는 알고 계셨군요."

아들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울었다.

여자는 "아들아 사실은 너희 아버지가 고양이 인간이었다. 나도 처음에는 몰랐다. 보지도 못했고 그걸 알 리가 없었지. 그 털은 사실은 나이가 어릴 때는 웃자라지. 하지만 나이가 들면 퇴화한단다. 축복이야. 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지. 그래서 난 너를 얻으려고 동네를 떠난 건 맞아. 하지만 결코 네가 이상한 사람은 아니란다."


아들은 "그럼 전 뭘 잃고 뭘 얻을 수 있나요?"

여자는 "그러니까 털을 자르면 방향감각을 잡는데 어렵단다. 그래서 늘 지팡이를 잡고 다녀야 하지. 예를 들면 운전도 어려울지도 모르겠구나."

남자는 "그럼 얻는 건."

여자는 "결혼"

남자는" 자르겠습니다. 그 어떤 고통이 있더라도!!"

그렇게 일주일 뒤 꼬리뼈를 자르겠다고 생각하고 기도를 했다.

여자는 매일 정수한 물을 뜨고 기도를 했다.

아프지 않고 아니 아프더라도 성공을 하고 다시는 그놈의 털이 나지 않게 하라고 기도를 했다.

날이 밝았다. 그날은 저녁도 먹지 않고 아들의 꼬리뼈를 잘라야 했다.

가위에 날을 세우기 위해서 한 시간을 갈았다.


여자는 기도했다.

한꺼번에 성공하기를 혹여나 마음이 약해져서 두 번 세 번이 넘어가지 않기를.

아들은 "준비 끝났습니다."

아들은 바지를 벗고 꼬리뼈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

과연 꼬리뼈가 돋냐고 털이 나고 있었다.


여자는 한숨이 났고 떨렸다.

큰 한숨을 내뱉고 여자는 아들에게 "힘주어라. 그리고 눈을 감아라, 기도하라 한 번에 성공하기를"

아들은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게 힘을 주세요"

아무도 없는 겨울밤 그렇게 모자는 긴 사투를 준비했다.

"우지끈" 뼈는 상상보다 보드라웠고 쉽게 잘렸다. 그리고 털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어느새 바지는 피범벅이 되어 낭자한 혈은 아들에 아픔이 되었다.


아들은 두 주먹을 쥐며 "어머니 끝입니다"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여자를 안았다.

여자는 "수고했다. 이제는 다시는 나지 않을 거다. 이제는 퇴화다"

그리고 이어 이야기를 했다. "우리 이것은 죽을 때까지 비밀이다."

남자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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