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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Nov 15. 2024

비혼주의자야? 사춘기 조카가 물었다.

때는 지난주 매우 바쁜 주말을 보내고 있는데 "딩동" 하고 벨이 울렸다. 누구지, 하고 폰을 보니 이런 조카다. 정말 반가운 얼굴, 이제는 고등학생이 되어서 얼굴 보기 힘들다고 난 농담에 "야 네가 너 키웠어"라고 할 만큼 우리는 친하다. 그렇다. 초등학교 졸업식을 시작으로 중학교 졸업식까지 출동했다.

손에는 뭔가를 들고 왔다."아니 이게 뭔고?"

이모 "책"

역시 다르다.

"아니 이것은 내가 아끼는 시집이네?"

조카는 "응 , 오는 길에 샀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모 뭐 물어봐도 될까?"

갑작스러운 질문 난 "응"

"이모 비혼주의자야?"

난 순간 난감해서 "아니 못한 건데..."

순간 고개를 끄덕이더니 "혹시 그 10년도 더 된 그 이야기가 발목을?"

예리한 녀석,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묘한 관계?"

조카는 "그럼 왜 결혼 안 해?"

난 "아니 못 한 거라고!!"

웃으며 이야기하니 "난  이모가 결혼을 안 해도 될 것 같아"

순간 웃음이 나와서 "왜?"


조카의 답에 빵 터졌다.

"이모는 봐, 책이 집의 3분의 2가 있고 레고 덕후에 혼자서 심심하면 레고를 하지, 그리고 집에 피아노에 기타에 혼자서 놀기에 최적화, 그리고 차를 좋아해서 커피 내려 마시고 이렇게 지금도 LP 잘 돌아가지. 나는 이모가 혼자서도 잘 지내서 굳이 남자 때문에 속상하지 않았으면 해"

난 "진심이야?"

조카는 "응, 당장 내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 거의 이혼각인 사람이 너무 많아, 그리고 텔레비전을 봐도 이혼을 권장하거나 이혼에 대해서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결혼이 결코 쉬운 게 아니어서 난 이모가 그곳에 당첨되길 바라지 않아"


꽤 진지한 녀석, 난 "그래 오케이 그럼 이모는 늙어서도 멋있게 살겠어"

조카는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보고 그럼 이모, 지금부터 노후대비를 해"

난 "이미 하고 있거든"

조카는 "벌써?"

난 "응, 은행에 잘 가고 있어요"

조카는 "오케이 역시 우리 이모"

그렇게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고 헤어졌다.

물론 내가 직접 밥을 하고 반찬은 구색을 맞춰서 먹었다.


오랜만에 온 조카는 요즘 공부가 재미있다며 신기한 이야기를 남기고 갔다.

그리고 자기 주변에는 연애를 하는데 자신은 아직 연애는 무리라며 공부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꽤 단호한 이야기를 하고 떠났는데 녀석의 뒷모습에 왠지 든든함이 느껴졌다.

꼬마일 때부터 지켜봤는데 어느 사이 저렇게 훌쩍 크다니 역시 시간은 속일 수 없다는 생각에 나의 노후를 이야기했다는 시간을 생각하며 괜히 미소를 지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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