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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Jan 31. 2023

바흐의 선율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틀린 질문에 우리는 과연 옳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2023년 1월 31일 화요일 새벽 3시가 지날 때...


지금 군복무 중인 사랑하는 나의 보물 1호가 지난주 수요일 두 번째 휴가를 나왔다.

낮에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오기 전 아들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무슨 커피 마시고 싶어? 내가 사갈게요."


"그럼 엄마는 휘핑크림 많이 올라간 카페모카"


아들은 함께 먹겠다고 군대 가기 전 자주 사 먹던 집에서 돈가스와 새우튀김까지 사서 들어왔다.

맛있는 식사 후 우리는 또 넷플릭스를 검색해서 오늘도 영화를 보기로 했다.




작년 개봉했던 영화들이 거의 올라와 있어서 되도록 오래 지나지 않은 2022년 작품 중에 골랐다.

우리 가족 중에 가장 많이 유튜브를 달고 살며 최신 트렌드에 그래도 밝은 편인 작은아들이 골라준 영화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였다.

과목 중 수학을 가장 좋아했던 큰아들에게도 그 제목은 제법 어필이 됐다.




언제든 무엇을 시작할 때면 가슴이 두근거리곤 하는 나는 영화의 시작 화면을 보는 순간 바로 영화의 화면 속으로 빠져들었다.


뭐랄까? 수학이 아름답다는 느낌을 이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며 처음 느꼈다.



첫 화면에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선율이 흐르면서 곱게 깎아진 연필 끝에서 나오는 수와 수학용어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 어쩌면 수학은 학문이 아니라 예술이 아닐는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다.

詩人인 나에게는 마치 좋아하는 시인의 詩를 곱게 꼭꼭 눌러 읽으며 필사할 때의 느낌이었다고 할까?

주인공 '이학성'(최민식)은 상위 1%의 영재들이 다니는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사실 그는 탈북한 천재수학자 '리학성'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 '한지우'(김동휘)는 그 학교에서 수학을 포기한 학생이다. 그는 자사고에 사회배려자 전형으로 입학을 한 학생으로, 홀어머니 아래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심성만은 착하고, 의리가 있는 정의로운 학생이다.

그런 지우가 우연하게 경비원 아저씨를 만나서 불행 중 다행으로 진정한 수학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자꾸 메모를 했다. 이학성(최민식)의 대사 중에서 마음에 새기고 싶은 얘기들이  너무 많았기에... 특히


"답을 맞히는 것보다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 바로 수학이다" 라던지
"틀린 질문에는 옳은 답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수학은 일일이 계산을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계산의 과정 속에 공들여서 문제를  풂으로 인해 수학과 친해진다는 것'... 등등


굳이 스토리를 여기에 다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그것은 스포가 될 테고, 한편으로는 민폐일 터이니...

작년에 제법 많은 영화들을 개봉관에서 봤던 내가 왜 이 영화를 놓친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들었을 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화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다.

게다가 최민식 배우의 연기는 아인슈타인 박사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으며, 학자로서의 양심을 다룬 부분 역시 마음에 감동을 전해주었다.


어떻든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우리나라 영화제에서 제법 많은 수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작품성, 예술성, 그리고 연기력이 호평을 받을만한 영화였음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감동과 평안을 선사하리라 여기며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은 분께 강추하고 싶다.





추신.

큰아들이 나를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버스를 타고 사들고 온 펄이 추가된 아이스크림 카페모카~~♡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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