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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Aug 22. 2023

요즘 핫한 개봉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평범한 사람들의 이기심이 모일 때...

2023년 8월 20일 밤 11시 33분...


어제 토요일 큰아들이 네 번째 휴가를 나왔다.

작년 2022년 7월 18일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고 벌써 만 일 년이 넘어서 큰아들은 내년 2024년 1월 17일이면 18개월의 복무 기간을 다 채우고 제대를 하게 된다. 

아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지난 1년의 시간이 나에게는 참 빨리 갔다는 생각이 다.

 

아들이 휴가나 외박을 나오면 둘이서 자주 영화를 함께 보곤 하는데 오늘은 주일이라서 고등학생인 작은아들과 남편도 함께 근교에 위치한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최근 브런치 이웃님께서도 흥미롭게 보셨다고 했고, 개봉 전 홍보 영상을 잠시 봤는데 제목부터 시사하는 바가 참 많겠구나 싶어서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우리는 8월 9일 개봉한 한국 재난영화《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기로 다.

    

사실 지난달에는 7월 개봉한 톰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데드레코딩 PART ONE남편과 함께 아주 재미있게 봤는데 아들에게도 그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두 번 보기에는 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등의 유명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역시 예상했던 대 재난 영화답게 스케일 큰 커다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모든 아파트들이 붕괴되고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사람은 두 종류로 구분된다. 황궁 아파트 입주자와 비입주자.

생존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황궁 아파트로 숨어든다.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진 입주자들은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아파트로 몰래 숨어든 침입자들을 색출해 내기 시작한다.

모든 색출이 끝나고 한동안 아파트는 평온을 찾는 듯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먹을 것은 동이 나고 밖에서 음식을 구해오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는 시기가 온다. 음식을 구하러 아파트 밖으로 매일 나가는 남자들은 널브러진 시체들을 지나고 비어있는 상점들을 털어오는  상황에서 살아있는 사람까지 죽이는 일도 발생한다.


나는 굳이 여기에서 줄거리를 스포할 생각은 없다.

(어쩌면 이미 거의 해버린 것 같기도 하고...) 그저 영화를 보는 내내 황궁 아파트를 둘러싼 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삼라만상의 인간의 군상들을 엿볼 수 있었으며, 나 역시 저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이라는 질문을 수없이 했다는 것이다.


오늘 때마침 영화를 보고 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라디오에서 엄태화 감독의 인터뷰가 나왔다. 앵커가 물었던 마지막 질문은 '감독이 가장 명장면으로 꼽는 부분은?'이었는데...

엄감독은 영화에서 황궁 아파트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잔치를 벌일 때 황궁 아파트 입주민 대표인 영탁(배우 이병헌)이  윤수일의 <아파트> 노래를 부르는 부분을 가장 명장면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엄태화 감독이 직접 뽑은 이 장면은 나 역시  인상 깊었고, 배우 이병헌의 연기에 역시라고 생각하며 박수를 보냈던 장면이기도 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내가 영화《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받은 부분이 있다면, 

영화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남편 민성(배우 박서준)이 죽고 명화(배우 박보영)가 혼자 살아남아서 새로운 생존자들을 만나고 90도로 기울어진 고급맨션에서 함께 살게 되는 부분에서 "나 여기서 그냥 살아도 돼요?"라고 했을 때 너무도 쿨하게 대답한 상대 여자 배우의 "그럼요, 살아있잖아요."라는 대사가 가장 커다란 울림을 줬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이건 오롯이 나의 관점에서 내가 느낀 것이니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인터뷰에서 엄태화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기심이 모일 때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개봉을 2년 미뤘다고도 한다.

지금 여기저기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니 부디 엄태화 감독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더욱 힘차게 롱런하기를 나도 함께 응원한다.





추신.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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