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고 있는 걸 언제까지 해야 할지 모르겠나요?
인생에 공식은 없다고 한다. 설사 공식이 있다 하더라도 정해진 공식보다 예외가 훨씬 많은 것이 우리의 인생이고 삶이다. 당장의 앞날을 알지 못하는 그 인생이 흥미롭다가도 때론 불확실한 인생에 큰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3년. 할 일과 시기가 정해져 있는 삶을 살다가, 갑자기 50년이 훨씬 넘는 인생을 나 홀로 꾸려갈 때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유한한 삶에 무한한 할 일을 찾아야 하는 그런 고통.
고심의 고심을 더해 겨우 정한 길 앞에 서서도 여전히 확신이 들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 길이 정말 내가 원하던 길인지, 이 길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지, 그리고 그 끝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지. 죄다 불확실한 것들 뿐이다. 하나를 이루는 데 누군가는 1년도 채 걸리지 않고, 다른 누군가는 3년, 또 다른 누군가는 10년이 더 걸리기도 한다.
10년이 걸리더라도 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좀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마저도 확실하지 않으니 더 미칠 노릇이다. 언제까지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이제와 다른 길을 선택한다고 해서 바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냥 고통 속에서 견디는 일뿐이다. 과연 시작과 끝맺음 사이 나의 '적당한 때'는 언제일까?
적당한 때······. 그런 게 정말 있을까? 드라마나 영화처럼 기승전결이 잘 짜인 각본이 있다면 그 적당한 때를 찾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결말을 모르는 이야기를 직접 경험하면서 써내려 가야 하니 얼마만큼 시간을 끌어야 하는지도, 어디에 반전을 둬야 하는지도 전혀 모른다.
그런데 생각을 바꿔보면 오히려 결말을 모르기 때문에 그 적당한 때를 정하는 것 또한 자유롭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내가 선택한 모든 순간들이 적당한 때가 아닐까? 방황하는 순간들도, 선택을 하는 순간들도, 고난을 버티는 순간들도, 하던 일을 끝맺는 순간들도, 그리고.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순간들도.
그러니 이제 적당한 때를 고민하고 찾는 것은 그만하자.
그냥 지금 나의 모든 선택, 그 순간들에 집중하자.
나에게만큼은 내가 선택한 그 시점이 가장 적당한 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