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또래들이 흔히 하는 일에 끼어보려고 부단히 애를 쓴 적이 있다.
경쟁 사회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불안감,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과정이 고통스러웠을뿐더러, 결과도 좋았을 리가 없다. 실패를 깨닫자 먼저 느낀 것은 후회였다.
부모님은 살면서 후회할 일 만 하지 말라고 나에게 늘 말씀하셨다. 실패할 것 같은 일은 하지 말고, 조용히 살 것. 아픔을 느끼지 말고, 처절한 실패는 겪지 말고, 잃지 말고, 뒤에서 가만히 있을 것.
그 말을 비웃듯 나는 후회할 짓을 했다. 나는 시간만 버렸다. 그 일을 하지 않고 차라리 다른 일을 하는 편이 나았다. 어중간했던 시간을 돌아보자 찝찝함과 불쾌함이 밀려왔다. 나는 그 감정에 ‘후회’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생 금기의 단어를 내 삶에 끼워 넣었다. 사람들이 부르기 두려워하는 그 이름을. 그러자 놀랍게도 나는 후련해졌다. 실패와 고통,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오히려 살아갈 방향을 알려주고 있었다.
후회할 일을 하지 않으려면 조심조심 살아야 한다. 세상이 ‘후회할 일’로 가득한 것처럼. 인생을 가시밭길 걷듯이. 더러움에 닿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깨끗한 인간으로 남아있도록.
하지만 후회 - 죄책감, 우울함, 더러움, 실수, 배신, 잘못된 선택, 수렁에 빠지기, 이도저도 안되기, 잃어버리기 - 는 인생의 일부이다. 그 모든 일을 겪더라도 인간의 삶은 존재한다. 선과 악, 성공한 삶과 후회와 실패로 얼룩진 삶이라는 이분법 사이에 인간은 없다. 우리는 모두 좋은 일을 하고, 의미 없는 짓을 하고, 때론 어중간한 결과밖에 내지 못하고, 성공하거나, 실패한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왜 사람들이 후회를 두려워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우리는 매일 후회한다. 후회란 이전의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것이다.
잘못을 모르고, 뉘우치지도 못하는 삶이 가능할까
- 후회하지 않는 삶에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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