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곳에 있었던 것들

by 채연

강릉 사천진의 해변, 수평선이 오렌지빛으로 불 들고 있는 새벽하늘 아래를 나는 거닐었다. 아직 적막하고 어두운 공간에 긴 띠의 불길 같은 빛이 해돋이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해돋이를 보았다. 수평선 너머로 넘어 오르는 해를 - 마치 하루의 탄생을 처음으로 마주한 사람처럼 - 눈이 부셔서 앞을 보기 힘들어질 때까지 응시하고 있었다.


타오르는 둥근 해를 보면서, 나는 아름답고 장엄한 삶이 펼쳐질 것 같다는 기대감에 차올랐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이로운 태양 앞에 불행과 사심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듯이. 그리고 해는 평생을 - 45억 년 전부터 - 변함없이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서서히 밝아지는 동해 바다 위를 지나가는 고기잡이배를 보고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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