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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Sep 05. 2022

지구가 그린 큰 그림, 기후재난 등급 ‘용급 태풍’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기사 요약

1.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로 북상하며 그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 태풍 힌남노의 발생 원인으로 지구 가열화와 인간 활동, 두가지가 꼽힌다.

3. 기후위기(기후변화)는 근본적으로 환경오염에서 비롯됨을 간과해선 안된다.




방파제에 파도가 폭탄처럼 터지고 있다.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지난 4일 제주도 서귀포 해안에 치는 파도가 마치 폭탄처럼 터지는 사진이 SNS를 타고 퍼졌다.


빗나가거나 소멸하길 바랐던 힌남노는 400mm 이상의 폭우와 순간 최대 풍송 40~50m/s의 돌풍을 동반한 채 한반도 상륙을 알렸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매미에 버금가는 어마어마한 강도를 자랑하며, 이미 국가에서는 태풍이 절정에 이를 6일 ‘출근 시간을 조정 권고’가 내려올 정도로 심각하다.


과거 태풍 루사와 매미는 바닥에 잘 박혀있는 전봇대가 뽑히거나 쓰러지고, 벽에 단단히 고정해둔 간판이 날아갔다. 실제로 당시 날아다니는 사물로 인해 인명피해가 속출했고, 모든 학교가 임시휴교를 이루기도 했다.


루사와 매미의 참혹함을 경험해본 대한민국은 계속 비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각 지역 소방본부들은 재난 상황을 대비하여 출동로 점검과 순찰을 강화했고, 비상근부체계에 돌입했다.


기상청


기후재난 등급 ‘용급’ : 힌남노가 온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한민국에 이토록 강한 태풍이 온 건 거의 10여 년만이다. 특히 올해는 기록적 폭우로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오는 재난급 태풍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겁에 질려있다.


2020년 최장기 장마, 2021년 가뭄, 2022년 역대급 폭우와 태풍.

이토록 강한 태풍이 우리나라에 닥친 이유는 뭘까? 태풍 힌남노를 기점으로 ‘기후변화’의 공식이 깨졌다. 그동안 기후변화를  ‘장마가 길어졌다’ ‘너무 덥다’ ‘너무 춥다’ 정도만으로 느꼈다면 이번 태풍 힌남노는 스케일이 다르다.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초라하고 나약한지 절실히 느끼고 있다.


© 기상청


확실히 예년에 비해 태풍 발생 빈도가 약해졌고, 그 강도가 예년과 달리 막강해졌다. 일각에서는 환경오염이 심각해질수록 인간이 고스란히 버텨야 하는 기후재난의 강도가 점점 강해진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험 1. 카이스트 연구팀 - ‘지구 가열화’ = 태풍, 호우 영향 미친다

올해 상반기, KAIST와 교토 첨단 과학대학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50년 동안 관측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구 가열화’가 태풍, 호우 등에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북서태평양 지역을 한정해 지난 50년간 태풍에 의한 호우 빈도 관측 데이터를 확인했다. 그 결과 중국 남동부의 연안 영역부터 한반도, 일본에 걸쳐 호우의 빈도가 증가하고 남쪽 지역에서는 감소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온실가스의 배출이 있는 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를 시뮬레이션하는, 일명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 가열화의 영향을 배제하고는 기후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실험 2. 국제 공동연구진 - 인간 활동 = 열대성 저기압에 영향 준다

미국 국립 해양 대기관리국을 포함한 미국 프린스턴 대학 등의 국제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의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의 위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90개 이상의 논문을 조사해 인간의 활동이 열대성 저기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기온이 2℃ 상승하게 되면 열대성 저기압의 최대 풍속이 약 5% 더 강력해지고 강우율은 14%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위기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류가 일으킨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심각한 기후변화(=기후위기)가 초래한 재난, 재난이 불러온 수많은 인명피해. 이 과정에서 우연은 단 하나도 없다. 인류가 활동을 시작한 순간부터 지구는 망가졌다. 육식동물 중 가장 약한 인간이 먹이사슬 꼭대기에 올라가 자연순리가 엉망이 됐고, 플라스틱이란 없던 썩지 않는 물질을 발명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환경오염’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연재해는 더 이상 자연의 변덕이 아닌 인간이 일으킨 사건이다. 오늘 아침에 플라스틱 컵에 테이크아웃한 커피 한 잔이 지금 당신의 삶에 ‘용급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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