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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형주 Feb 08. 2023

아가야

지금 이전의 삶 다섯




엄마 뱃속은 따뜻했다

손가락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 미끈한 물이 만져졌고

오늘은 엄마가 홍시를 먹었나 보다

향긋한 홍시 똥을 쌌다


밖에선 늘 웃는 소리가 들렸다

굵은 목소리로 책 읽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아빠였다

아빠의 목소리가 들릴 때는 가슴이 쿵쾅거렸다


엄마가 병원에 가는 날은 왠지 긴장이 됐다

아빠랑 같이 가는 날도 있고 엄마 혼자 가는 날도 있었다

병원에 다녀온 엄마는 무슨 일인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도 가슴이 예전처럼 뛰지 않았다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엄마 아빠가 몹시 울던 날

가슴이 마지막으로 뛰고 멈추기까지 영원처럼 느껴졌다


엄마 아빠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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