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보단 좋아하는 것
봄이는 틈만 나면 이렇게 말하곤 했다.
“너 고등학교 때 시 외워서 돈 받았잖아.”
맞다. 봄이는 늘 그랬다. 내가 기억조차 못하는 일을 툭 집어내 웃음을 주고,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아이였다.
한 번은 같이 걷다가 갑자기 ‘테마라면 새우볶음밥 맛있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응? 새우볶음밥을 팔아?” 하고 되물었다가 그날 이후 내 별명은 ‘새우볶음밥‘이 되었다.
봄이는 이렇게, 내가 잊고 지낸 능력을 툭툭 건드려 준다. 고등학교 땐 시를 통째로 외우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그건 꽤 대단한 능력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두 줄만 외워도 머리가 지끈거리니까.
예전엔 ‘능력’이란 단어가 참 멀게 느껴졌다. 나에겐 없는 것 같고, 남들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무언가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걸 계속해보는 것도 능력이 아닐까?
어쩌면 멀리서 찾는 게 아니라, 바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능력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남들보다 조금 더 좋아하는 것,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충분하다.
지금 이 순간부터,
이미 우린 각자의 능력을 지닌 어벤저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