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미술관을 좋아하는 아내를 따라
미술관 및 유명 작가 전시에 몇 번이나 갔지만
여전히 그림은 내게 어렵다.
아주 무식한 발언이겠지만
이 그림들 현대 기술로 너무 쉽게 재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림을 통해 던지는 작가의 메시지를 보라는데
소설이나 시처럼 의미를 분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작가의 메시지 해석 가능 폭이 너무 큰 거 아닌가?
아내가 미술관과 전시를 좋아하니
그 즐거움을 함께 하고 싶어
미술에 대해 책들을 읽으며 공부도 해봤지만
여전히 내겐 미지의 세계다.
하지만, 아내가 가고 싶다고 하니 간다.
특히 오늘 히로시마 미술관에는 누군지는 모르지만
'오디롱 르동'이라는 프랑스 작가 특별전도 있다고 하니
그래, 가보자!
특별 전시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지만,
상설 전시는 촬영이 가능해 몇몇 인상적인 작품을 찍었다.
붉은 옷을 입은 여인 그림은 가수 사이의 '새'가 생각나서
약간 흙빛의 남자 그림은 승모근이 돋보여서 찍었는데
나중에 작가들을 보니 '마티스, 피카소, 샤갈'이었다.
아내가 매우 부끄러워 했다.
늘 그랬듯 딱히 메뉴를 정하지 않고 걷는데
확실히 사람은 시각적 자극에 약한가 보다.
가게 앞에 그려진 메뉴 그림이 너무 먹음직스러워
점심은 '라멘'으로 결정.
간장라멘의 일종인데 짭쪼짭쪼하니 아주 좋았다.
다만 먹을 땐 좋았는데 먹고 나니 많이 짰는지
물이 계속 들어갔다.
아내가 일본에서 네일 받아봐도 되냐고 해서
응응, 자기만 괜찮으면 좋지!
해서 가게 된 일본의 네일 가게.
우리나라의 헤어샵이나 네일샵은
입구부터 화려하거나 환해서
지나침에 대한 거부감은 있어도 두려움은 없는데
여긴 입구부터 매장 문까지 왠지 모를 음침함이 느껴졌다.
아내와
'우리 여기에 감금되는 거 아냐'
걱정하며 문을 열었는데
매장 안은 너무 환하고 직원 분들은 너무 친절했다.
늘 다니며 보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일본의 일상을 경험했는데
확실히 보는 것과 경험하는 것은 다르구나
일본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된 체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