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카라코람 하아웨이 - 해찰 퇴직자의 세계 단체 배낭여행
벌거숭이 낭가파르바트를 지프차가 오른다.
땅과 하늘의 속살을 탐내
뼈에 느슨하게 달라붙은 살들이 돌길에서 출렁인다.
돌산 무너진 비탈에 돌을 쌓아 만든 길,
납작한 돌을 겹겹이 쌓은 그 길을 차가 달린다.
피로한 길이 무너지면 몇백 미터 직각 가까운 돌벼랑,
검은 물 요동치는 계곡에서
우리는 밀가루보다 고운 흙먼지가 되어 물에 풀어지리라.
페리메도우 가는 돌길이여, 인샬라.
내가 밟지 않아도
땅은 꺼지고 하늘은 무너진다.
굴러떨어질 듯 걸쳐진 바위,
오늘 그 아래를 지나는 나에게는 오직 기도뿐이다.
언제 굴러떨어질지 모를 바위여, 인샬라.
차 한 대 지나가기도 넉넉지 않은 도로,
추월하는 차량이 먼지를 일으키고
마주 오는 차량과 교행하는 순간,
바퀴가 옆으로, 뒤로 밀릴 수 있음에
인명은 재천,
페리메도우 가는 길이여, 인샬라.
울퉁불퉁 다듬어지지 않은 돌로 된 길,
기울어진 쪽 타이어가 펑크 난다면,
차는 벼랑 쪽으로 기울리라.
하루에도 몇 번씩 두 시간 넘는 이 길을 오르내리는
운전사를 믿으랴, 지프차를 믿으랴.
노인 운전사라면 느린 반응에 조바심 나고
청년이라면 그 용감성에 자동차 바퀴 튕겨 나가리라.
운전사여, 타이어여, 조향장치여, 인샬라.
팔천 미터 열네 봉우리 중
등정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낭가파르바트 아래,
베이스캠프 못 미친 페리메도우 잔디 광장 위로
조랑말 탄 사내들이 기교를 부린다.
연못에 비친 낭가파르바트를 사진에 담으며
잠시 쉬는 페리메도우,
그곳에는 온몸으로 부르짖던 인샬라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