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카라코람 하이웨이- 해탈 퇴직자의 단체 배낭여행
호퍼 마을로 오르는 길,
바위가 떨어져도 계곡 아래에서는 자갈이 되거나 모래가 되는 아득한 경사,
그 경사 위 경사에 그들이 산다.
까마득한 낭떠러지 위 도로가 패여도
호퍼 사람들은 그저 에둘러 간다.
안전 버팀목도 없는 비탈길,
여행자의 눈이 계곡 아래에 멎는다.
비탈길 중간 토막 내어 길을 내고
물길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람들은 날아온 풀씨처럼 뿌리를 내린다.
어디 사람 살겠느냐 싶다가도
어느새 살구나무, 호두나무 아래 나타나는 호퍼 마을.
학교를 파하고 길 양옆을 메우며 흘러가는 교복들,
세 살일까, 네 살일까,
등에 멘 가방이 더 큰 어린 소녀가 뛰어가다 문득 돌아본다.
그 눈빛, 설산처럼 반짝인다.
눈이 마주치면 먼지 날리는 길가 마을 사람들은
여기저기 모여 담소를 나누다가
지나가는 차를 보며 웃음을 흔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발티트 포트를 들를 즈음
운전사 얼굴에 뜬 배고픈 표정,
여행객 태우고 간 호퍼에서
짧은 점심시간에 집에 들렀지만
네 딸을 둔 아내는 전화가 없어 연락이 되지 않고
밀가루 떨어진 것을 알고 밀가루 사 놓고 오느라
점심을 먹지 못했단다.
이 풀씨들을
어느 바람이
먼지 풀풀 날리는 돌 경사에 떨어뜨렸나.
마른 씨앗 날렸나.
남들은 그 먼 곳에서 여행객으로 찾아오건만
그들은
계곡 아래 흐르는 물을 보며
타들어 가는
풀잎으로 나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