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카라코람 하이웨이 - 해탈 퇴직자의 단체 배낭여행
카라코람에서는
사람도 풀처럼 산다.
마른풀들이 이슬을 받아
목숨을 부지하듯,
이곳 사람들은 구석구석에서 이슬을 받아 산다.
물이 흐른다고 집을 짓는 게 아니라
물을 당겨 풀어 놓을 곳에
감자밭을 일구고 살구나무, 체리를 심는다.
설산에서 내려온 검은 물이
비탈진 흙을 미끄러뜨려 다져놓은 땅 위에
돌담을 쌓고 미끄러지지 않을 흙집을 지어
파수에서건, 훈자에서건,
풀처럼, 감자꽃처럼, 살구나무처럼
다 미끄러진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닿지 않는 물을 바라보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