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그림자의 노래2]3-8 성바실리와 러시아 미녀

제3부 시베리아 횡단 열차, 자작나무 좀비 - 퇴직자의 세계 단체배낭여행

by 초이르바

동화는 동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마트료시카,

열면 열수록 인형들이 나오는 마술.

붉은 광장 앞 성 바실리 성당은

빨간 두건에 노란 치마 입은 꽃다발 든 소녀,

마트료시카처럼 양파 모양 돔에 무늬 넣은 손잡이 알사탕이다.

삼백 가지 넘는 색채의 향연 속,

여덟 개의 예배당 중 마지막 작은 성당에 러시아 정교회 성인 바실리카 유해가 잠들어 있어

크다고 이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쟁을 신의 뜻으로 본 이반 4세,

카잔 전쟁 승리 기념 성당,

전쟁도 동화가 되는 나라,

성 바실리 성당의 동화는 굼 백화점의 또 다른 꿈으로 이어진다.

붉은 색의 나라 러시아,

작가들은 영혼을 문학의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놓고,

황제는 병사들을 장군으로 만든다.

시장은 영혼의 광장이 되고 다시 붉은 광장이 된다.

모스크바에는 천사와 악마가 함께 살지.

크렘린궁 앞에는 이반뇌제 아들을 처형한 악마 말류타와 자유를 사랑한 천사 니키타 로마노프가 함께 서 있다네.

살아 있는 자들은

무명용사의 묘 앞, 꺼지지 않는 불로 부족한지

근위병들은 매 시간 교대식으로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근위병을 향한 시선은 짧고

잔디밭에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러시아 여인을 향한 눈길은 길다.

바이칼 호수처럼 깊은 눈동자,

시베리아 자작나무처럼 하늘로 솟은 키,

툰드라 설원처럼 뼛속까지 하얀 피부.

모스크바강처럼 출렁이는 금발 머리는

제정 러시아 시절부터 유럽을 향한 꿈이었지.

그러나,

여인들은 언제까지나 마트료시카는 아니라네.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2화[여행그림자의 노래2]3-7이콘 성모마리아 기적의 카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