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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Nov 08. 2024

단풍별

별, 땅으로 쏟아지다

쏟아진 단풍별을 포근히 앉아준 땅

계절은 어느새 입동(立冬)을 선물합니다.

풍요로운 가을을 채 즐기기도 전에

찬서리가 내렸습니다.

가을은 왜 이토록 짧은 것일까요?

욕심 많은 꿈그리다는 올 한 해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왔네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요즘 시간이 돈이라 정신없이 일하고 있어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이 시간들.

이 짧은 가을은 바쁜 일상 속에서

늘 아쉽기만 합니다.

계절을 마감하는 시간이 다가오니 왠지 마음도 싱숭생숭합니다. 2024년은 저의 글방이 너무도 한산했네요. 브런치플랫폼에서 '독자님들은 꾸준한 작가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로 어서 글을 쓰라는데.., 꾸준히 쓰는 것이 좀처럼 쉽진 않습니다.  일상이 빼곡한 스케줄로 차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 11월 중요한 마감을 치고 나면 마음먹고, 글발행을 꾸준히 하려고 해요.

제 글방이 조용한데도 이따금씩 들려주시고 라이킷과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너도 붉고,나도 붉고

꽉 찬 일정 속에서 오늘은 문득!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사를 재쳐놓고, 가을을 만나러 갔습니다. 가까운 산에 있는 산책로에 접어드니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미안해, 가을아! 이제야 만나네..."

하마터면 이 예쁜 계절을 그냥 지나칠 뻔했어요.

울긋불긋 산은

어느새 따뜻한 색으로 단장하였습니다.

적당한 오후햇살과, 바람이. 걷기 딱 좋은 오후였습니다. 얼굴을 스쳐가는 가을바람도 반갑고, 그 바람에 나뭇가지 끝에서 한들한들 그네를 타던 단풍별들이 땅 위로 내려앉습니다.

알록달록

붉은 별, 노란 별, 주황별

어느새 땅에는 단풍별로 가득 찹니다.

땅위로 그림자가 선물한 또 다른 나무 한그루


긴 오후 햇살이 만든 나무의 그림자는

 땅 위로 또 한그루의 쌍둥이 나무를 그려냅니다.

땅 위로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가을볕을 붙들고 있습니다.

나뭇가지의 비움은
땅 위의 채움으로 다시 거듭납니다.
이 짧은 찰나에 삶을 다시 깨닫습니다.
아!
 비움과 채움은
이렇듯 함께 하는구나!
비워야 채워질 시간과 공간이 생기는구나!
지치고, 벅찼던 일상에
오늘 하루 쉼표를 찍어보았습니다.
햇살샤워로 태닝한 단풍

잠시나마 오늘 짧은 가을 산책을

 '깊~이' 한 덕분에 올 한 해 남은 시간에 더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초록잎에서 가을을 듬뿍 담아 붉은빛 태닝한 단풍잎은 그 고운 빛깔을 눈부시게 빛내고 있네요.

또 안부 전하겠습니다.


2024.11.7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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