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헬레나 May 24. 2022

나아가는 사람, 그리고 나를 일으켜주는 사람

가끔 우리는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하다가 넌지시 이야기하는 말이 있다. '다 끼리끼리 만난다.' 

이 말이 여자와 남자와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친구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쓰이기도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그리고 성인이 되어 만난 친구들은 나의 환경과 위치에 맞게 달라지기도 하는데 어렸을 때에는 공통된 주제가 많아 그저 같은 나이와 같은 동네로 맺어진 친구의 인연이었다면 성인이 되어서는 조금 더 확연하게 구분이 된다. 내가 들어간 학교에서 나와 더 가까운 공통점을 가진 친구를 만나고 그 사이에서도 나와 비슷한 친구들을 두게 된다. 


그리고 지금 서른의 나이에 내 옆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딱 나의 위치가 보인다. 내 주변 친구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어떠한 삶을 살고 나에게 어떠한 힘이 돼주는 존재인가. 나도 그들에 맞게 비슷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가끔 인간관계에 대해 헷갈리고 힘이 들 때면 푹 숙였던 고개를 들고 내 친구들을 둘러본다.  


5년 전부터 경찰이 되기 위해 떨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서 결국 꿈을 이룬 친구, 나이가 많다고 조바심을 내며 시작했지만 자격증도 따서 그 분야에 도전하고 자신을 더 발전하는 친구, 현재 좋은 직장에서 일을 잘하고 있지만 더 나중을 위해서 또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친구, 참 많은 친구들이 옆에 있다. 이러한 친구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면서 나도 그들처럼 성장하고 나를 돌아보고 배워가듯이 옆에 있는 친구들이 참 중요하다. 내가 그 친구들과 같은 꿈을 꿀 수는 없겠지만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서로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돌아보면 나 역시 오래 몇 년이 걸려도 도전하고 지금 이 순간까지 다른 미래를 꿈을 꿀 수 있었던 것 같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도 가끔은 엇! 하는 예상치 못한 순간이 오는데 그 순간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 순간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큰 감정소비와 일에 지장을 줄 정도로 힘든 시련을 주기도 하지만 한 번은 꼭 필요한 내 주변에서 정리를 해야 하는 사람과 나에게 진심으로 다가온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항상 내 주변에 좋은 사람만 가득할 수는 없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이 다른 문화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으로 만들어졌듯이 나도 살면서 한 번씩은 스쳐야만 하는 인연이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에는 나에게 진심이 아닌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마음에 두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다 부질없던 일이었던 것 같다. 


모든 사람들에 다 신경 쓰고 관계도 다치지 않으려고 조바심 내고했던 마음을 오히려 '내 옆에서 나를 나아가게 만들어주는 사람, 내가 힘이 들 때 나를 일으켜주려는 사람에게 더 소비를 할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내 편이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나에게 다가오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말고 그저 묵묵하게 내 옆에서 같이 나와 미래를 그려가는 사람들과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그리고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로 상처받았다고 해서 오래 아파하거나 움츠려있지 않고 더 당당해지기를.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은 살아온 날보다 더 많고 이제 시작인데 왜 꽁꽁 숨으려고 하는가. 나는 내 옆에 있는 멋진 사람들과 함께 빛나는 사람이고 나를 판단하는 그 누구보다도 더 멋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항상 내 옆에 있다고 해서 당연하다는 마음보다는 내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나를 일으켜주는 사람들에게 매 순간 진심을 다하도록. 나를 그렇게 해주었듯이 그들이 힘들 땐 내가 옆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살아가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풀려고 노력하지 않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