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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우 Feb 10. 2024

삶이란 체력과 면역력의 선순환이다

PT 50회를 끝내며

지난해 하반기 4급으로 승진했다. 나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기로 결심했다. 예전부터 나는 PT를 받고 싶었다. 헬스장에서 개인적인 트레이닝(Personal training)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이 필요한다. 


먼저 시간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팀장이었을 때는 과장과 국장 눈치를 보느라 조금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게 일상이었다. 직원들 눈치도 봐야 하게 때문에 아주 빠르게 또는 늦게 사무실에 있을 수도 없었다. 과장이 되고 나서 여유가 생겼다. 직원들은 알아서 제 할 일을 하고 있었고, 국장은 급한 일 있으면 팀장이나 직원을 바로 찾았다. 부서에 따라 형편이 다르기는 하지만 과장은 일종의 사각지대다.


돈 문제도 있다. 가격이 싼 곳은 1회당 4만 원 정도 하지만 고급은 5만 원이 넘는다. 서울에서 생활한 직원에게 들어보니 거기는 10만 원 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내가 처음 찾아간 헬스장도 비싼 편이었다. 


싼 곳도 있던데... 

그런 곳과는 비교를 하지 마십시오. 클래스가 다릅니다.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시작 전에 근육 마시지부터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왕 하기로 마음먹었느니 그냥 30회를 질렀다. 월급이 좀 오르겠지.


헬스장의 기구를 하나씩 익혀갔다. 허리 바로 세우기, 등 근육 활용하기 등등. 가장 새로웠던 부분이 등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평소 생활에는 잘 사용하지 않아 쉽게 거북목이 되기도 한다. 어깨를 뒤로 완전히 제쳐서 등 근육까지 사용하고 나면 개운한 느낌이 났다. 거금을 치른 수업이니 빠질 수는 없었다. 


위기도 있었다. 처음 허리 운동을 하고 이틀이 지났을 때였다. 어찌 된 일인지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밀려왔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정형외과에 가서 처음으로 허리 주사까지 맞았다. 일주일 정도 고생하고 난 뒤 다시 헬스장에 갔다. 계속 다녀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코치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다.


PT코치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허리를 받쳐주는 근육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줬다. 허리가 한 번씩 아팠었는데 코치의 말을 듣고 나니 뜬금없이 자신감이 생겼다. 허리를 받쳐주는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거나 적어도 손실이 없도록 하면 허리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으리라.


30회가 끝나니 코치가 다음날부터 비용이 오른다면서 조금 더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슬쩍 물었다. 생각해 보니 헬스운동을 '반복적인 습관', 즉 루틴으로 만들지는 못했다는 느낌이 있었다. 20회를 더 추가했다. 지난주에 추가 PT를 포함해서 총 50회의 운동이 마무리되었다.


다음 주부터는 화요일, 목요일 아침 시간에 혼자 운동을 해야 한다. 시간 되면 토요일 한 번 더 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여기에 일주일에 한두 번의 수영까지 더 하면 나의 체력은 유지될 것이다.


삶이란 체력과 면역력의 순환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병원균이 나의 몸속으로 침투한다. 근육이 받쳐주지 못하니 조그만 사고에도 비틀어지고 부서질 것이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다시 운동하기 싫어지고 근육량이 빠지면서 허리, 관절, 소화기까지 서서히 파괴될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선순환으로 바꿔야 한다.


  지난주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에서 개최된 시니어 수영대회에서 100세 할머니가 400미터 자유형 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었다. 400미터를 완주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기록까시 새로 썼다니!  


60을 바라보는 나이다. 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 삶의 나머지를 평화롭게 보내기 위한 습관을 만드는 마지막 기회다. 헬스와 수영을 통해 이루려고 한다.


Best day - 6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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