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생긴 일
[배드버그 발현 1일 차]
오후부터 가렵더니 저녁에 슬슬 붉은기가 올라온다. 알레르기인가 하고 봤는데 배드버그였다. 첫날은 조금 가려운 편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형태가 드러나는데 팔, 목 위주로 물렸다. 내가 짧은 팔 티셔츠를 입고 잤는데 정말 그 부위들만 연속해서 물렸다. 꽤 신기하다.
[배드버그 발현 2일 차]
오전에 바로 피부과에 갔다. 한국엔 잘 없는 탓인지 의사 선생님도 모기인지 빈대인지 잘 모르셨다. 내가 배드버그를 직접 봤다고 하니 그럼 배드버그가 맞다고 인정하신다. 근데 내 배드버그 물린 모양은 진짜 모기 물린 자국과 비슷하게 퍼져있긴 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사람마다 모양이 다를 수 있다고 한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려는데 따뜻한 물줄기로 인해 가려워 죽을 것 같다. 결국 찬물로 샤워 못하는 내가 찬물샤워를 했다.
점점 더 가려워지기 시작한다. 피부과에서 주는 약을 발라도 가려워 죽을 것 같다. 모든 일을 할 의욕이 사라진다. 계속 내 팔을 때리게 된다. 잠을 잘 때 긁을까 봐 거즈와 반창고를 여기저기 다 붙이고 누웠다. 밤에 특히나 더 간지럽고, 간지러움에 잠이 오질 않는다. 결국 얼음팩을 들고 와서 하다가 잠들었다. 자면서도 간지러워서 계속 깨게 되었다.
[배드버그 발현 3일 차]
여전히 굉장히 가렵다. 피부과에서 준 약으로는 도무지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집에 있는 버물린을 발라보았다. 배드버그도 벌레니깐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바르는 순간 화끈하고 따가웠지만 더 이상 가렵지는 않았다. 아픈 것이 가려운 것보다 훨씬 낫다. 그럼에도 여전히 집중은 안 된다.
[배드버그 발현 4일 차]
배드버그 자국이 꽤 많이 희미해졌다. 버물리를 발랐더니 간지럽기도 덜했다. 긁지 않아서 꽤 빨리 희미해진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