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떨어져도 운빨로 살아남을 여자
미련한 여자의 무모한 여행
나의 여행을 돌아보면, 내가 정말로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들이 떠오른다. 수많은 기록들은 시간이 지나 추억으로 남지만, 때로는 그 순간의 나 자신이 얼마나 무모하고 무책임했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내가 앞서 작성한 글에서 본 것처럼, 새벽에 도착해 길을 잃었을 때 현지인들이 오토바이로 태워다 준 일, 뭣도 모르고 밤중에 위험한 거리를 걸었지만 무사히 지나친 일, 총과 총알이 난무하는 장소에서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닌 일 등, 운 좋게도 무사히 지나온 수많은 순간들이 있다. 그때의 나는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내가 예견할 수 없었던 위험에 무책임하게 발을 들였던 결과였다.
여행은 확실히 인생의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고,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의 한계와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들은 결코 나 자신을 위험에 처하게 하면서 얻어야 할 것이 아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흥미로운 장소라도,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그 경험은 한순간에 끔찍한 기억으로 변할 수 있다.
여행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모험과 무모함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이다. 여행은 나에게 자유로움과 새로운 시야를 선사하지만, 그 기저에는 항상 '안전'이란 든든한 밑바탕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운이 좋은 사람이라 해도, 언제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사막에 떨어져도 운빨로 살아남았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어느 날 그 얇은 차이를 넘어서면 더 이상 그런 운조차 기대할 수 없을지 모르겠다.
결국,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무모함 속에서 무언가를 얻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도 나 자신을 지키며, 다음 여행을 기약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데에 있다. 여행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지만, 그 세계를 지속적으로 탐험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안전을 염두에 두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앞으로 있을 나의 모든 여행도, 한 걸음씩 더 나아가며 현명한 선택으로 이어가려 한다.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