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먹는 시, 둘
오랜만에 만난
한없이 애정하는 하늘의 빛깔이었다.
휘핑크림에
연하늘색의 시럽과
자몽빛 시럽 조금 넣고
휘휘 젓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젓던 것을 멈추고 황급히
달려 나갔을 때의 하늘.
새겨진 형상엔
짓이겨 놓은 펠트지가
내려 앉아있다.
도로 위에 줄줄이 이어지는 벌건 빛이
서로의 뒤를 다시 이어가며
각자의 휴식처로 찾아가기 바쁜 저녁.
해가 졸립다고 이불을 덮고
달의 고양이는 신이 나서
해가 하품하며 남기고 간 노을빛 입김을
한 입, 두 입, 세 입
베어 먹어버린다.
나도 달 따라서 사과파이 한 입.
조금 이따
크고 어여쁜 달이 뜬다 하는데
볼 수 있으려나 해서.
달님 얼굴 보고 가면
좋을 듯하여,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