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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in Sep 14. 2023

영화 『캡틴 판타스틱』과 사회에 대해

hwain_film no. 45

제목: 캡틴 판타스틱

감독: 맷 로스

출연: 비고 모텐슨, 조지 맥케이, 사만다 이슬러 등

네이버 평점: 8.97

개봉: 2016


 학교가 작은 사회라면 가정은 그보다 조금 더 작은 사회다. 이처럼 사회는 크고 작은 사회들의 집합으로 형성된다. 조금 특별한 가족의 모습으로 사회를 얇게 재단해 설명하는 영화, 캡틴 판타스틱을 소개한다.


 1. 교육적인 교육


 영화에서는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한 가족이 등장한다. 이 가족에게는 특이한 점이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보호자인 아빠는 회사에 가지 않는다. 식사는 수렵과 채집으로, 옷은 동물의 가죽으로 만들어 입는다. 자칫 원시 부족 같아 보이지만, 꾸준한 독서 훈련과 토론 훈련 덕에 아홉 살짜리 막내는 미국의 권리장전의 역사에 대해 고등학생보다 빠삭하다. 영화는 질문한다. 따분한 숙제를 받으러 학교에 가는 것과, 생존을 위해 사슴의 목을 썰어 오는 것 중 무엇이 진정 교육적인 교육인지.


 2. 아이를 위한 교육


 하지만 우린 알고 있다. 학교가 교육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덧셈과 뺄셈을 잘하기 위해서, 또는 미국의 권리장전에 대해 배우기 위해서만 학교에 가지 않는다. 사회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대중의 뜻을 헤아리고 그 일원으로서 안착하기 위해 학교에 간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에서 행해지는 교육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고도 기꺼이 학교에 간가는 것이다. 그 과정이 생략된 채 사회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면 얼마나 크게 다칠지 알기에, 우리는 군말 없이 학교에 갔고, 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3. 거부와 반항


 이 가족의 가장, 벤은 사회의 보수적 제도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국가 시스템과 학교의 제도, 생활양식, 심지어 장례 절차조차도 거부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교육을 거부할 것을 ‘교육’한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거부할 권리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법을 위반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으면서까지 거부한다면 그것은 반항이 되어버린다. 거부에 비해 반항의 대가는 그리 가볍지 않다. 자신의 신념이 웃음거리가 되고, 소중한 사람들을 잃거나 다치게 하여 깊은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어떠한 외부 요인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기 이전에 자신의 태도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거부하는 중인지, 반항하는 중인지 말이다.


 4. 작은 사회가 모여 사회가 된다


 우리는 가장 작은 규모의 사회, ‘가정’에서 태어나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는 ‘사랑’이라는 의무 겸 권리로 서로를 수호하고 관리한다. 가정도 엄연한 사회이기에 소외되는 구성원도 있다. 이 작은 사회에서조차도 문제가 끝없이 발생하는 걸 보면 모든 사회에는 정답이라는 건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가정도 구성원들의 생애 주기나 갈등에 의해 와해되기도 하며, 문제 해결을 겪으며 성장하기도 한다. 영화는 어차피 사회에 정답은 없으니 최고를 꿈꾸기보다는 차악을 목표로 삼자고 말한다. 구성원들을 최악으로부터 구해내려는 마음이 결국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쉽게 찾지 못하는 가정의 행복은 바로 그곳에 있고, 사회는 그때 성장한다.


 5. 한 줄 평- 첫 단추의 매력은 다시 끼울 때 더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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