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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근엄마골골여행 Apr 24. 2024

베르사유 안에서 발견한 <Petit Trianon>

14 DAY

4.16일은 나의 결혼기념일이었네.

나 멋지다. 결혼기념일에 나 혼자 베르사유라니... 아휴 행복해.

베르사유의 장미를 읽고 자란 나는 기대했던 환상이 있었던 장소...

일찍이 한국에서 궁전+정원+꼬마기차를 예매를 해놓고 날씨가 좋게만을 고대했는데...

하늘이 도우셨다.

며칠 계속 비가 오다가 이날만 해가 쨍...

늦게 뜨고 늦게 지는 해라서 창문 없는 호텔방에서 밖에 나가 하늘을 쳐다봐야 가늠이 된다.

루브르 가기 전날도 설레어서 거의 잠을 못 잤는데 이날도 잠이 안 와 애먹었다.

전장에 나가는 맘으로 지하철 타고 가려는 욕심을 억누르고 체력 안배를 위해 그 시간엔 UBER보다 싼 BOLT를 불렀다.

파리 기사님들은 거의 영어가 1도 안되시는 듯... 다행이다. 나도 안되는데 말 안 걸어서...

정문에 내리니 긴 줄이 서있는데 티켓 없는 줄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예약된 9시 입장객들...

난 10시 입장이라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갤럭시로 열심히 사진 찍고 틈새 인스타도 하나 올린다.

역시 인스타는 자랑질이다. 베르사유 정도 50대 언어무식자가 혼자 갔으면 자랑해도 되잖으? 


갤럭시 22가 줌 기능이 좋다고 하여 1년 반 밖에 안되었는데 바꾸고 유럽 소매치기 걱정 때문에 전에 쓰던 핸드폰은 세컨드폰으로 가져왔다.

언어 안되고 길치인 나에겐 핸드폰은 없어서는 안 될 생명줄이다.

그런데 유명 유투버들도 핸드폰은 여권보다 더 중요하다고 한다.

이젠 유튜브까지 올리니 나도 목숨과 같다고나 할까?     

찐 유튜버들에겐 고프로 같은?

(고프로도 있지만 다루기도 힘들고 사진이 동영상보다 더 좋다. 정지화면이 주는 멈춤의 미학^^)


멀리 보이는 줄.... 드디어 짐 검사 후 입장.

삼각대 셀카봉이 금지라고 어제서야 홈페이지 보고 알아서 눈물을 머금고 삼각대를 놓고 왔다.

멀리서도 보이는 < 베르사유>라는 멋진 그녀...

명성과 더불어 역시 화려하다.

멀미 날 정도로...

그런데 지나고 느끼는 건 베르사유와 루브루, 오페라가르니에 차이가 안 느껴질 정도로 그들도 화려하다는 거

정원을 제외하면 거울의 방도 오페라 가르니에 가 더 화려하다고 느껴진다.


물론 세계 최고의 궁전이니 그 화려함은 대단하지만 다른 궁전을 많이 안 가봐서 그냥 다큐멘터리 보는 것 같다. 느끼~~~ 할 정도로 기가 막히다.

거울의 방에서 힘겹게 관광객 사이에서 1시간쯤 사진과 사투를 벌이다가 사진 찍기를 포기한다.

작은 M2카메라를 바닥에 내려놓고 가방 위에 올려 겨우 가져온 무거운 렌즈를 몇 번 사용할 수 있었다.

<거울의 방>보다 사람을 더 본 것 같다.


뭐 어디 눈을 둬야 할지... 빈틈없는 화려함에 눈이 아프고 극한의 화려함과 리치를 보여주는 그 모습.

더더더... 화려하게를... 외치는 그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스왈로브스키에서 만들었다는 심플한 샹들리에도 보고 정원으로 나오면 아직 추워서 휑하다

정원으로 나오면 한국 오디오 가이드를 반납해야 한다.

난 정원까지 다 해주는 줄 알았는데 몇 개 듣지도 않고 5유로를 날려버렸다,

한국에서부터 예매한 대망의 쁘띠 트레인 기차를 탄다.

이때 정원 한국어 지도는 또 없다고 큼직히 한국어로 안내되어 있어서

기분이 좋아야 하나 나뻐야 하나 고민이 되는 시점.

(안 만든 건지 많이 와서 가져간 건지... )


베르사유 홈페이지에서 세트로 구매하면 더 싸다.

베르사유정원 전체를 돌아보는 건 쉽지 않은 코스다.

기차 타고 가는 길은 옛날 마차의 길이다.

옆에 달리기 하는 주민이 부럽다.

궁전이 자기 동네 공원 이라니...

첫 번째 <Grand Trianon> 내려주니 호수 근처 피크닉 나온 현지 주민들...

여긴 오래된 유명 레스토랑 <La flottille 1896>이 있다.....

뤽상부르공원과 비슷해서 다음 코스 가려고 트레인에 승차.

<Grand Trianon-Petit Trianon-Grand Canal-Chateau Terrasse> 코스로 기차가 운용된다.

안내말은 오직 프랑스어!


<쁘띠 트리아농>

정원에서 꼬마기차 찾아 타고 헤매다가 쁘띠 트리아농을 겨우 도착했다.

기차를 탈 때도 놓치면 20분 기다려야 하고 붐비는 이런 날에는 40분도 각오해야 할 듯하다.

구경할 곳은 앙트와네트 별장이라는 쁘띠 트리아농...

여기에서 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입구는 작았지만 안에 들어가니 보물지도처럼 새로운 풍경이 계속 펼쳐진다.

앙트와네트 별장 건물 자체는 내 기준에 의외로 소박했지만 농사짓는 별장이라니 어쩜 많이 머물지 않았던 곳일 수도 있다.

입구가 작은 그 건물을 나오니 뒤편엔 중세영화와 같은 오래된 멋진 자연풍경이 펼쳐진다.

이국적인 나무와 처음 본 그림 같은 꽃들...

셀카 찍고 있는데 어느 가족 아빠가 찍어주겠다고 해서 거절했는데 왜 그랬나 후회 중이다.

그들이 건네는 친절을 굳이... 여기 가족 소매치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보니 아저씨가 가족들도 짜증 낼 정도로 기념사진에 진심신 분이어서 좀 후회했다.

내가 거절해서 얼마나 상처받으셨을까.


멀리.... 영화에서 보던 그림 같은 중세시대 농가가 보인다.

멀... 리 보였는데 정말 멀었다.

나 집에 가야 하는데... 너무 넓고 볼게 많은데 여기서 피크닉 하는 저들은 뭐니... 부럽다.

현재도 유치원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듯 한 무리가 들어간다.

동물도 간간히 있고 돼지가 보이자 삼겹살 생각이 갑자기....

무엇보다 풍경에 어우러지는 아이들과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이 햇살을 받아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손잡고 걷는 노부부의 모습도 종종 있었고 연인의 모습도 그림 같고...

앙뜨와네트가 여기서 바람피웠다는 어렴풋이 기억나는 유명한 그곳도 보이고 가는 길마다 멈출 수밖에 없는 이 멋진 영화세트장...

한참을 머물다 더 못 찍고 온 게 후회가 된다..

기회가 된다면 이 트리아농 정원만 가보고 싶다.     


구글을 찾아보니 이 공간은 루이 15세가 그의 애인을 위해 지었는데 짓기 전에 사망하자 두 번째 애인이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다 루이 16세의 부인 앙트와네트가 이 정원을 가지면서  영국식 정원마을을 완성했다고...

이 오래된 중세 농가주택은 관리인이나 누군가가 사는 흔적이 보인다.

궁금해 죽겠는데 물어볼 수가 없다. 흐흑.ㅜ.ㅜ

궁금 궁금해서 잠을 못 자겠다. 언어의 한계가 참 무섭구나...

많은 동물과 깨끗한 마을을 보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알겠다.


중간에  그랑 트리아농에도 기차가 멈춰주긴 하는데 공사 중이어서 못 구경했다.

이곳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고 사실 구 글 보니  너무 많은 정보는 내 용량 적은 뇌를 아프게 하기에 패스.

아쉽지만 이 기차를 타고 나가야 코치갤러리를 보니 서둘렀다.

나중에 후회했지만... 코치갤러리를 보느니 쁘띠트리아농에서 더 있을걸....

바보 같이 <코치 갤러리>에 꽂혀서 찾아 헤매다 궁전 밖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멘붕이 온다.

주말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만 무료로 운영되는 곳인데 홈페이지에 너무 기대하게 소개가 되어있어서 완전 실망이었다. 정보가 어딜 찾아도 없어서 더 궁금해 죽겠는 장소였다.  

좀 실망스러웠는데 그래도 마차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신기해 할 수 있겠다.


1년 전 나의 계획은 베르사유 마을 어느 호텔 1주일이었는데... 나쁘지 않을 뻔했다.

다음다음다음 혹시, 혹시,... 또 오게 된다면....

베르사유 근처 처음 내가 찜 해놨던 호텔에 1주일 머물며 그랑 트리아농 까지 즐기리라.

왕정을 무너뜨리고 왕족의 궁으로 관광수입을 얻는 복 받은 프랑스인들이여... 부럽다.

야간분수를 찍고 싶었으나 4월 파리의 해는 8시 30분에 지는데 마지막 분수 운영은 7시이다.

꽃도 피지 않았고 사람도 너무 많아서 새벽 5시부터 설렜던 베르사유 관람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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