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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샹송 Jun 23. 2024

 나무 아래에서

 하얗고 파란 풍경이 마음을 환하게 만든다.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은 그리스 국기를 닮아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집집마다 작은 산토리니를 가꿔놓고 살겠지. 분홍꽃이 활짝 핀 나무 아래에서 다시 볼 수 없는 마음으로 바다를 봤다. 끈질기게 있다 보면 혼자인 시간이 찾아온다. 수평선에 가까워질수록 닮아가는 하늘과 바다. 높다란 하늘 아래 구름마저 낮게 깔려 있다. 바람에 이는 물결과 그위를 수놓은 반짝임에서 끝없이 평온이 느껴졌다.

때마침 가을 해까지 따사롭게 비치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 우리는 집 앞, 조그만 뜰에 앉았다. 위로는 열매가 잔뜩 달린 올리브 나무가 있었다. 은빛 잎새 사이로 멀리 평화롭게 잠든 바다가 보였다. 희끗한 구름이 쉴 새 없이 태양 앞을 지나쳐 그럴 때마다 대지는 숨이라도 쉬는 듯이 슬퍼 보이다, 기뻐 보이다 했다.


이아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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