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탐구
결혼 일 년 만에 남편과 따로 자기 시작했다.
비좁은 퀸 사이즈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고 껌딱지처럼 붙어자던 시기는 끝났다는 것이다.
나는 침대에서 남편은 바닥에서 잔다. 그것도 반대 방향으로 누워서.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남편이 지난 여름, 선풍기 바람을 쐬며 자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나는 찬바람이 싫었고, 그렇게 우리는 분리되었다.
남편은 자기 전 내게 발을 내밀고, 그럼 나도 똑같이 발을 내민다.
서로의 발이 진한 밤의 안부 인사가 되어 상대의 발을 조물조물 만지다가 스르륵 잠에 든다.
손에서 두툼하고도 따뜻한 남편의 체온이 느껴진다.
촉촉한 손보다 발의 굳은살이 익숙한 밤.
이제 우리에게 퀸사이즈 침대는 2인용이 아니라 1인용이고,
예전에 어떻게 저 작은 사이즈에서 엉겨 붙어 잤는지 둘 다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
반대 방향으로 누운 남편의 발을 만지며 수다를 떨 때, 멀리 떨어져 나간 남편은 그 어느 때보다 나와 가깝다.
물리적인 거리를 이기고 마음이 하나 되는 순간
잠에 빠져들고,
얼마 안 있어 우리는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
거친 악몽에 시달리다가도 곤히 자는 남편의 얼굴이 내 마주편에 놓여있을 때면 나는 쉽게 안도하고,
골골거리는 남편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살아있음에 감사한 매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