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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워치 Mar 14. 2024

성장에는 고통이 따른다

즐거운 장거리 마라톤 훈련후의 부상에 관한 이야기

처음 통증이 온 날은 25Km를 훈련하는 날이었다. 날씨가 좋지는 않았지만 화이팅 넘치는 날이었다. 왜냐하면 지난주에는 하프마라톤 21Km 훈련을 매우 가볍게 소화했기 때문이다.

약간의 부슬비가 내리긴 했지만 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러닝 베스트에 물을 채워넣고 파워젤도 여유있게 챙겨서 출발했다.


과천에서 출발하는 양재천 코스의 모습


양재천의 러닝코스는 나에게는 이제 눈을 감고 가라고 해도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익숙하다.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면서 익숙해졌고 지금은 러닝을 하는 메인 코스이기 때문이다. 

과천 중앙공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이 코스는 양재천 천변을 따라서 과천을 벗어나 양재동으로 이어진다. 양재동으로 가기 전까지는 나름 시골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길가에는 비닐하우스가 있고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구간은 사람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다소 심심하지만 자연을 벗삼아 달리게 된다.


강남 넘어가기 전에는 시골의 풍경이다


5Km 구간을 넘게되면 왼측으로 우면동 아파트단지가 들어선다. 구간에는 산책을 하거나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나타나서 심심함을 달래볼 수 있다. 왼편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긴 하지만 오른편에는 여전히 양재천이 흐르고 있고 자연을 계속 함께할 있는 구간이다. 


이구간을 지나면 곧바로 양재동과 도곡동으로 들어선다.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구간이다. 젊은 층들이 호기롭게 빠른 속도로 달려 지나가기도 하고 단체로 러닝 훈련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도곡동에는 그 유명한 타워팰리스와 고층의 오피스들이 거대하게 솟아 있다. 그 옆으로 이어지는 양재천변은 매우 잘 가꾸어진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보는 눈도 즐겁다.



도곡동 근처에서 한분의 러너를 주로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70의 나이었지만 서로 비슷한 속도로 달리면서 담소를 나누었고 서로를 겪려하면서 중간에서 잠시 멈추어 기념사진을 나누고 헤어졌다. 혼자서 장거리 러닝을 하는 경우 지루할 수가 있었는데 잠시 대화를 나누니 시간도 잘가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다.


개포동 영동대로 부근에서 반환하여 돌아온 길로 복귀를 시작한다. 우면동 전에는 양재천 구간에 넒기 때문에

러닝코스가 천의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래서 복귀할 때에는 약간 다른 느낌으로 올 수 있어서 좋다.



우면동으로 들어설 때 왼쪽 발목이 접히는 구간이 시큰거렸다. 너무 오래 달려서 그런 것인지, 새로산 신발인 호카오네오네의 마하X가 발에 안 맞은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가볍게 무시할만한 통증이라서 잠시 멈추어 신발끈을 조금 느슨하게 고치고 달렸더니 확실히 통증이 감소되었고 25Km를 완주하였다.

완주 후에도 몸이 가벼운 것이 마지막에는 질주를 해보면서 마무리를 했고 컨디션이 최상이었다. 하지만 그 발목의 통증은 다시 일주일 뒤의 32Km 장거리 훈련에 또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32Km 훈련은 같은 코스로 출발했지만 좀더 멀리 다녀오는 코스이다. 대치동을 지나면 분당에서 흘러오는 탄천과 합류하게 되고 탄천을 따라서 북측으로 뛰어가면서 한강까지 합류하게 된다. 한강을 나가게 되면 오른편의 잠실 방향으로 달리는 편이다. 곧바로 들어서는 잠실공원이 넒기 때문에 전망이 좋아서 선호하는 구간이다.

그리고 다시 복귀하는 구간에 다시 발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러닝을 중단해야 될 정도의 통증은 아니었기 때문에 쉬지는 않았고 다소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32Km를 완주하였다. 그런데 지난번에는 다 뛰고 나니 아프지 않았던 발목 통증이 이번에는 뛰고 나서도 계속 남아있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왼쪽 발목이 몸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대략적인 추측만 해본다. 구체적으로는 뛰는 자세에서 발목 회전이 있어서 그럴수도 있고 전체적인 왼쪽 근육이 약해서 일수도 있다. 또는 골반 틀어짐이 있어서 이것이 발목에 영향을 준것일 수도 있다. 

달리기를 몇일 쉬어보니 일상 생활에서는 통증이 잘 느껴지지는 않게 되었지만 다시 가볍게 5Km의 조깅을 해보니 통증이 시작되는 것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틈틈히 물리치료 받으면서 푹 쉬어야 완쾌가 될것 같다. 하지만 이제 동아마라톤 풀코스 대회가 일주일을 앞두고 있다. 


어차피 풀코스 일주일 전에는 훈련을 과하게 할 필요가 없지만 대회 당일날의 컨디션이 문제이다. 예전에 무릎 테이핑을 해서 효과를 봤었기 때문에 발목테이핑도 하고 진통제 한알정도 먹어두고 시작해볼 생각이지만 100%의 확률로 발목에는 통증이 나타날 것이다.

무시하고 완주를 할지 아니면 적당히 뛰고 심해지면 중간에 포기할지 선택이 필요하다. 혹시라도 중간에 포기를 하는 선택을 하더라도 아쉽기는 하겠지만 얻은 것이 많을 것이다. 장거리 훈련에 충분한 스트레칭과 보강훈련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고 대회를 앞두고 열심히 장거리를 뛰어본 경험들이 매우 소중하다. 

그렇게 약간의 걱정과 기대감으로 대회날까지 컨디션을 조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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