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향신료가 무서웠을까
예전의 나는 향신료를 무서워했다.
새로운 레시피에서 낯선 향신료의 이름이 보이면, 나는 페이지를 넘겼다. 이유는 단순했다. 향신료는 전문가들이 특별한 맛을 낼 때만 사용하는 재료처럼 느껴졌고, 막상 구입한다 해도 다 쓰지 못하고 남길 것 같았다.
향신료는 꼭 그 레시피에 적힌 그 이름 그대로 써야만 하는 줄 알았다. 충분히 다른 아이디어로 돌릴 수 있고, 다양한 요리에 응용할 수도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수년간의 반복적인 사용을 통해 알게된 것이 있다. 향신료는 요리를 망칠 만큼 무서운 재료가 아니었다.
조금만 넣어도 되고, 익숙해지면 더 넣으면 된다. 또 한 가지에 익숙해지면, 다른 향신료와 섞어서 새로운 맛을 만들 수도 있다.
향신료는 그저 내 요리에 선택지를 늘려주는 고마운 천연 재료였다.
그리고 요즘은 향신료를 배우는 게 특히 쉬워졌다. 예전처럼 책을 사서 공부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검색을 할 필요도 없다. 구글검색 / AI 에게 물어보기는 내가 늘 사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 레시피에 파프리카 가루가 들어간다고 해보자. 그런데 집에 파프리카가 없다면?
이렇게 물어보면 된다.
“돼지고기 요리에 파프리카 가루 대신 쓸 수 있는 게 뭘까?”
그러면 AI가 대체 재료를 빠르게 정리해준다.
또 이런 방식도 가능하다.
파프리카는 있는데, 집에 다른 향신료도 있다. 함께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 큐민이 있다고 해보자.
그럼 이렇게 물어보면 된다.
“파프리카와 큐민을 같이 쓰면 어울릴까?”
"여기에 또 어울리는 향신료나 허브가 있어?"
“둘을 같이 쓸 때 비율은 어떻게 해야하지?”
“이 조합은 어느나라 요리에 많이 쓰여?”
정보를 찾는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궁금증을 가지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면 된다.
한 번에 하나만 친해지기.
향신료를 한꺼번에 배우려고 하면 더 어려워진다.
이번 주는 파프리카, 다음은 큐민. 딱 한 가지만 정해서 여러 요리에 조금씩 써보면 된다.
요즘은 ‘검색’이 아니라 ‘질문’의 시대다.
예전처럼 책을 사서 공부할 필요는 없다.
그냥 물어보자.
“지중해 요리에 자주 쓰이는 향신료와 허브 3가지만 소개해줘”
“멕시칸 닭 요리를 만들고 싶은데 가장 추천하는 향신료는 뭐야?”
요즘은 AI가 요리 스타일, 대체 재료, 초간단 조합까지 정리해준다.
*구글 영어검색으로 부탁해서 번역해달라고 하면 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말로 질문하면 한국말 정보를 먼저 검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향신료에 대한 정보는 영어가 압도적으로 풍부하다.
아주 적은 양으로 시작해보기.
확신이 없다면 처음에는 살짝 뿌려주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적은 양으로도, 평소와 다른 집밥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에그 스크램블에 파프리카와 오레가노를 살짝 뿌린다. 크림 소스에 넛맥을 소량 넣어본다. 고구마를 구울 때 큐민을 솔솔 뿌려준다. 등등.
향신료는 ‘맛’이 아니라 ‘분위기’다.
'맵고 짜고' 처럼 정답이 있는 재료가 아니다. 향신료는 요리의 방향을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조금 넣는다고 절대 요리가 망가지지 않는다. 다른 분위기를 낼 뿐이다.
(똑같은 닭고기라도 레몬과 허브 그리고 파프리카를 사용한 지중해식 닭요리와 칠리파우더, 큐민, 오레가노등을 넣은 멕시칸식 닭요리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음식이 된다는걸 생각해보자.)
향신료를 레시피의 일부가 아니라 ‘내 주방의 기본 재료’로 바라보기
레시피에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 냄새를 맡아보고, 살짝 맛을 본후, 어울릴거 같다면? 분명 괜찮을 것이다.
구운 채소, 계란 요리, 요거트 소스, 드레싱에 조금씩 향신료를 넣다 보면 어느순간 편안하게 향신료병을 집어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것이다.
https://youtu.be/DgC8yupRQ_w?si=DXy6XTbFdwlV8V6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