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무는 인삼보다 낫다.
새 무를 들였다.
살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무 더미에서 통통하고 뽀얀 가을 무를 발견하니 안고 오고 싶어졌다. (채소에게도 외모가 중요하다니...)
학창 시절엔 못생긴 다리를 무에 비유했지만, 모르는 말씀이다. 샤워를 막 마친 새하얀 무는 눈부시게 어여쁘다.
무는 일 년 내내 먹지만 가을 무는 어느 때보다 아삭하고 달큼하다.
오죽하면 ‘가을 무는 인삼보다 낫다.’는 말이 있으니 영양까지 보장해 주는 듯하다.
무는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C가 풍부하여 성인병을 예방한다. 열량은 적고 섬유소가 많아 다이어트에 좋다. 무의 탁월한 기능은 소화를 돕는 소화제 역할이다. 생무를 먹으면 트림이 나오면서 개운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해 봤을 것이다.
게다가 무는 크고 저렴하다. 무 하나면 국도 하고 조림도 하고 나물도 해 먹을 수 있다.
무는 단독으로 뭇국, 무 조림, 무나물 등을 해먹기도 하지만 다른 재료의 맛을 살려주는 보조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무의 시원하고 단맛은 국물 맛을 내거나 조림을 할 때 유용하니 무는 일 년 내 필요한 식재료다.
새 무가 왔으니 냉장고에 남아있던 기존의 무는 먹어줘야지.
1/3 정도 남은 무로 뭘 만들까?
전골을 해 먹고 남은 샤브용 양지로 소고기뭇국을 끓여야겠다.
샤브용 양지를 이용하면 소고기뭇국을 빠르게 끓일 수 있다.
덩어리 양지로 끓이면 깊은 맛은 나지만 육수를 우려내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수분이 모두 빠져나간 양지는 질겨서 안 먹게 된다.
얇은 샤브용 양지를 쓰면 고기가 야들야들해서 무와 함께 먹기 좋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소고기뭇국 끓이기
1. 참기름을 두르고 썬 무, 샤브용 고기를 넣고 볶는다.
2. 고기가 익으면 물을 붓고 중불에서 약 10분 끓인다.
3. 다진 마늘, 파 넣고 국간장, 참치 액젓으로 간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니 아침저녁으로 국물요리가 좋다. 소고기뭇국은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니 데워 먹어도 맛있다. 잘 익은 김치와 함께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으니 밥 위에 고기와 무, 김치를 얹어 사합 국밥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