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선이 먹고 싶은 날이라면
갑자기 생선이 먹고 싶은 날이 있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 생선요리는 금기시한다.
집에서 생선을 구우면 비린내 때문에 소동이 벌어진다. 남편과 딸아이는 후각이 예민하고 비린내에는 극도로 민감하다.
생선은 비린내가 문제였다.
생선을 구울 때 온 집안에 퍼져버리는 비린내 때문에 생선을 먹기도 전에 생선에게 질려버리는 것이다.
“집에서 생선 먹지 말자.”
선물 받은 생선을 조심스럽게 굽는 날이면 이렇게 마무리된다.
생선은 죄가 없다...
일본인이 쓴 에세이를 보다가 일본에서는 생선 통조림을 많이 먹는다는 걸 알았다.
아하! 생선 통조림~
생선을 통조림으로도 먹을 수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통조림의 영양적인 부분은 의심스럽지만
적어도 생선을 먹고 싶은 욕구는 어느정도 해소해 줄 것 같았다.
통조림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찾아본 후 꽁치조림을 해 보기로 했다.
혹시라도 비린내가 날까 걱정했는데 가족들은 요리가 끝날 때까지 냄새에 대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우리 가족은 저녁식사로 꽁치조림을 맛있게 먹었다.
그 이후로 갑자기 생선이 먹고 싶은 날은 통조림 생선을 사용한다.
손질할 필요도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게다가 뼈까지 먹을 수 있어서 뼈를 골라낼 필요도 없다.
생물 생선을 조리하려면 사 온 생선을 꺼내기 전부터 심호흡을 해야하지만,
통조림 생선은 국물만 따라 버리면 된다.
생선이 먹고 싶은데 비린내가 걱정이라면,
손질이 번거롭다면 꽁치 통조림으로 세상에서 제일 쉬운 꽁치조림을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