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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손내밥 Mar 17. 2024

세상에서 제일 쉬운 타락치즈죽

크림리소토를 먹고 싶은 날

라디오 클래식 채널에서 베르디와 리소토에 관한 일화를 들려주었다. 베르디는 리소토를 만들어 친구들과 먹기를 즐겨 하였다고 했다. 

리소토는 생쌀을 버터에 볶다가 육수를 붓고 끓이는 요리다. 생쌀로 조리하므로 익히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 리소토를 집에서 만들지 않는 이유다. 집에서 매일 먹는 쌀이라 그런지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도 리소토보다는 파스타나 스파게티가 끌린다. 여럿이서 갔을 때 누군가 리소토를 시키면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는 정도로만 리소토를 즐겼다. 

‘리소토?’

배가 고파서 였을까? 그날따라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 그것도 크림 리소토가.


크림 리소토를 대체할 음식이 떠올랐으니 타락치즈죽이다. 

타락치즈죽은 타락죽에 치즈를 더해서 만든다. 우유의 부드러움에 치즈의 고소함이 더해진 부드러운 죽으로 한 입 먹어보면 깜짝 놀랄정도로 맛있다. 


타락죽은 불린 쌀을 갈아 우유에 끓이는 죽이다. 타락죽을 만드려면 불린 쌀을 계속 저으면서 익혀주어야 하므로 시간도 오래 걸리고 번거롭다. 잠시 한눈을 팔면 쌀가루는 바로 냄비 바닥에 눌어붙는다. 


하지만 찬밥을 이용해서 만들면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다. 

우리에겐 항상 냉장고에 찬밥이 있지 않은가. 찬밥이 없다면 햇반이라도 있으니, 밥만 있다면 타락치즈죽을 만드는 데는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준비물도 간단하다.

밥 반 공기, 물 100ml, 우유 100ml, 체다치즈1장


1. 물 100ml에 밥을 넣고 끓인다. 센 불에 3분 정도 바글바글 끓인다. 


2. 우유 100 ml를 넣고 중불에서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끓인다. (우유는 센 불에 끓이면 타니까 주의한다.)


3 불을 끄고 체다치즈 한 장을 넣고 섞어준 후 소금을 톡톡 뿌린다. 치즈는 부드럽게 죽 안으로 녹아들어가면서 입맛을 돋우는 고운 색을 낸다.


우유가 없으면 밥을 끓인다가 치즈만 두 장 넣어도 된다. 치즈가 없으면 우유만 넣고 걸쭉하게 끓인 후에 간하면 된다. 죽의 농도는 자신의 기호에 맞게 끓이면 된다. 


타락죽은 우리나라 임금님이 먹었던 죽으로 맛도 좋고 영양도 좋다. 우유를 마시면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도 타락죽으로 만들어 먹으면 소화 흡수가 잘 된다. 


타락죽은 여러 가지로 응용이 가능하다. 

견과류를 갈아서 타락죽에 넣으면 고소함과 영양은 두 배가 된다. 호박을 갈아 함께 끓이면 타락호박죽, 밤을 갈아 함께 끓이면 밤타락죽, 고구마를 갈아 함께 끓이면 고구마 타락죽이 된다.


우유가 들어가서 스프의 느낌과 비슷하면서도 밀가루가 아닌 밥을 이용하므로 만들기는 훨씬 수월하다. 

시간이 없어도 재료가 없어도 뚝딱 만들 수 있는 타락치즈죽을 끓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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