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손내밥 Apr 29. 2024

몸과 마음에 좋은 북엇국

아버님을 위한 요리

아버님 식사를 챙겨드리러 시댁에 갔다. 어머님께서 지방에 가실 일이 생겨서 형님과 교대로 아버님을 챙겨드리기로 했다. 식탁 위에는 형님이 갖다 놓은 북어포가 있었다. 


우리 아빠는 종갓집 장손이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제사를 지냈다. 그래서 엄마는 북엇국을 자주 만드셨다. 엄마가 끓이는 북엇국은 맛있었다. 하지만 나는 북엇국에서 가시를 씹는 것이 언짢았다. 언젠가부터 가시가 씹히는 것이 두려워서 북어는 먹지 않고 국물만 먹었다. 북엇국의 주인공을 빼고 먹은 셈이다.

이제는 뼈가 씹혀도 두렵지 않은 어른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에 북엇국을 끓일 때는 북어의 모든 뼈나 가시를 제거한다. 북어를 불린 후 만져지는 모든 뼈를 다 빼내야 직성이 풀린다. 살에 붙어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가시는 살을 잘라서라도 제거한다. 북어를 조물조물 만져서 가시가 전혀 만져지지 않아야 안심이 된다. 


북어는 명태를 말린 것이다. 

생태와 동태와 황태와 북어는 모두 명태다. 

얼리지 않은 싱싱한 명태는 생태, 명태를 얼리면 동태, 명태를 추운 겨울에 건조시킨 것이 북어, 황태는 겨울바람으로 녹다 얼다를 반복한 것이라고 한다. (북어와 황태는 헷갈림.)

명태의 이름이 이렇게나 많다는 걸 알고 놀랐다. 


그중에서도 북어의 영양가는 탁월하다.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고 혈관 질환을 예방해 준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여 원기회복과 뼈 건강에 좋다.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불면증을 개선해 준다. 

간의 독소를 배출해 주어 숙취해소에 좋고 콜라겐이 풍부하여 피부 건강에 좋다. 

등등...


북어가 좋다는 건 알았지만 북어의 효능을 찾아보니 신경 퇴행성 환자인 아버님께 더없이 좋은 식품이다. 아버님은 병명을 알고 난 후 우울증과 불면증까지 생겨서 몸과 마음이 약해지셨다. 


오늘은 아버님을 위해 북엇국을 끓여야겠다. 


*몸과 마음에 좋은 북엇국 끓이기 (2인분 기준)


1. 북어채 1컵을 불려서 먹기 좋게 자른다. 

2. 무 반 컵을 먹기 좋게 썬다. 콩나물 한 컵을 준비한다. 

3. 참기름을 두르고 무와 북어를 볶는다.

4. 물 4컵을 붓고 뽀얀 국물이 나올 때까지 (20분 정도) 끓인다. 

5. 액젓으로 간한다. 다진 파와 마늘을 넣는다. 

6. 콩나물을 넣고 1분간 더 끓인다.



북엇국에 두부와 계란을 추가해서 밥과 함께 먹으면 일품요리가 된다. 북엇국이 끓을 때 작게 자른 두부와 계란물을 넣어주면 영양과 칼로리를 챙길 수 있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북엇국이 한 컵 정도 남았다면 북어죽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밥 반 공기를 북엇국에 넣고 끓이다 참기름 찔끔 넣어 섞어주면 보양죽이 된다. 


아버님~ 

며느리가 끓인 북엇국 드시고 몸과 마음 건강 챙기세요~ 

작가의 이전글 위대한 시니어 바리스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