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간다는 건> 무궁무진화
과거를 잃고 사는 사람은 고달프다
때론 나아간다는 건,
과거를 지나친 것으로 치부치 않고
오늘의 나를 지탱하는,
확신의 판축들로 인정하는 것이다
웃음핀다
그래야만
- 나아간다는 건 (무궁무진화)
부정이 아닌 인정하는 것
지나간 것으로 치부가 아닌, 오늘의 자신을 지탱하는 확신의 판축들로 긍정하기
'나의 코어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떠오른 문구였다.
일종의 '중심' 찾기에 몰두하던 중 불현듯 나는 왜 이 행위를 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들었던 것이다.
굳이 왜 나는 과거에 일을 재정립하는 것일까, '과거에 얽매이는 말고 현재에 집중하라'라는 말은 유효한 잠언이며 스스로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 격언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격언에 비추어볼 때, 굳이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는 행위는 마치 쓸모없이 다 타버린 재를 뒤적이는 것 같아 보인다.
허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란 격언 또한 버젓이 우리 사회의 컨센서스로 남아있다. 즉 과거의 일을 소중히 기억해야 된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디에 중심을 두고 행동해야 되나 생각해 봤다.
그리고 생각건대,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는 뜻은 결국 과거에 집착 및 책망하지 말라는 뜻이지, 결코 과거를 부정 내지 회피하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에 살아가는 '나'는 무수한 과거의 '나'를 통해 이루어졌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부단히 과거의 '나'들은 많은 여정을 거쳐왔다. 그래서 나의 경험들은 나를 실존하게 만들었다. 그런 과거들을 부정하는 순간, 결국 난 빈껍데기로 남게 된다. 믿을 구석 하나 없이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걸 새롭게 이루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개인은 얼마나 외롭고 고달플까.
물론 이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현재의 나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지난날들 속 단단하게 담금질된 영혼에 대한 자각을 잃는 순간 처하게 될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자신의 영혼에 대한 믿음은 곧 자기 존재, 자기 긍정으로 이어진다. 요즘의 현대사회를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바로 자기 존재에 대한 믿음과 확신, 그리고 긍정 아니겠는가.
결국 믿음과 긍정은 현실의 차가움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게 만든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큰 힘을 내는 것, 즉 과거와 현재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지금 냉담하고 불만족스럽더도 '나는 해낼 거니까' 란 확신이 있는 사람은 씨익 웃어버리며 정말 해내버리고만 말 것이다. 하여 웃음이 난다는 건 자기 확신의 감정적 반응처럼 보인다.
자기의 코어를 찾는 것, 과거를 인정하고 자기 존재에 대한 확신과 긍정, 나아가 현재 자신에 대한 믿음을 뒷받침하는 웃음. 달라 보이지만 모두 하나의 선상 존재하는 영혼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