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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 Apr 27. 2024

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2020 와이즈베리

1.우리는 크고 작은 선택과 갈등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면서, 의지와 타의가 섞이면서 결정되어지고 결정한다.

때로는 인간적 갈등에 고민할 때도 있고, 호의에 배신당할 때도 있다.


2.모처럼 간 바닷가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약간의 바가지는 감수하지만 신경이 곤두선다. 대범한 척 이것 주세요 저것도 주세요 주문을 하고 회를 기다리고 있는데, 건장한 젊은이가 들어선다. 작은 보자기에서 군밤을 꺼내더니 맛 좀 보란다. 엉겹결에 내민 손에 군밤 한 알이 떨어지고, 곧이어 한 봉지에 10,000원이라고 한다.     

‘아니오 됐어요.’

고맙게도 순순히 물러나 준다.

 

그가 떠나고,

‘한 봉지 사주지 그랬어.’

‘지금이 군밤 나올 철인가?’

‘저 사람도 먹고 살아야지.’

‘저 사람은 저걸 파는 것보다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 맞아.’

‘오죽하면 저렇게 다닐까? 불쌍하잖아.’

‘측은지심이 아니야. 불쌍하다고 도와주는 것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마음을 계량화하기보다 가여워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아닐까?’

‘저 사람이 저렇게 팔면 저걸 파는 가게는? 또 저 사람 개인도 저런 장사에 이익을 보는 재미에 좀 더 생산적인 일 보다는 저걸로 생업을 하려 하지 않을까? 즉, 노력을 뺏는 결과를 만들거야. 사회적으로 불공정을 조장하고 개인적으로는 발전을 막는 거야.’

‘굳이 그렇게 확대해석할 필요까지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지‘

‘냉정해...’

로 대화는 끝났다.



3.경제불평등은 미국이 다른 어느 민주 국가보다 훨씬 심각하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불평등이 부당하므로, 부자들에게 세금을 보다 많이 부과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강요나 사기 행위 없이 시장 경제에서 자유로운 선택으로 얻은 부라면 전혀 부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p.p97~98)

 

상위 1%가 갖은 부가 하위 90% 사람들이 갖은 것보다 많은 미국 사회에서, 부자의 대표인 빌 게이츠로부터 100백만 달러를 거둬 궁핍한 100명에게 1만 달러씩 나눠주는 것이 부의 재분배냐? 즉, 정의롭냐에 대하여 우리가 식당에서 나뉜 것 처럼 두 편으로 갈려 주장한다.     

마이클 센델은 이를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로 설명하고 있다.

     

공리주의 입장에서는 빌 게이츠가 돈이 줄어들어서 입는 타격과 사람들이 돈을 받아서 늘어나는 혜택이 같아질 때까지 빌 게이츠로부터 계속 돈을 걷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로버트 노직을 대표로 하는 자유지상주의자들은 다른 사람을 돕는 행동은 남에게 강요해서도 안 되고 남으로부터 강요 받아서도 안 된다. 부자에게 세금을 걷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부자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4.군밤을 사주지 않는 것은 군밤을 파는 젊은이에게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치룰 것을 주문한 것이다. 정상적이지 않는 가격(일 가능성이 많은)과 정상적이지 않는 판매 방식은, 정상적으로 이익을 얻(어야 할)는 상인의 돈을 걷어 가난한 사람(그 젊은이)에게 나눠주는 행위다. 즉, 상인에게는 다른 형태의 또는 본의 아닌 ‘강요’가 된다. 빌 게이츠의 백만 달러가 100명에게 나눠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의 군밤을 사 주는 것은, 그의 노동의 댓가라기 보다 편의적인 수단, 즉, 부자에게 강요하면 안된다고 보는 것이다. 가게를 임대하고, 종업원을 고용하고, 물건을 진열하며 파는 ‘정상적인’ 방법에 반한다. 측은지심은 차후의 문제다.      

공리주의자들은 말한다.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 들이는 마이클 조던도 농구가 인기 스포츠여서, 농구만 잘하면 푸짐한 포상을 받을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행운으로 돈을 벌었기 때문에 그의 돈을 공익을 위해 쓴다고(그의 수입에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 해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반면에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비 내리는 밤 바닷가 횟집에서 군밤 먹는 유행을 창출한 것과, 고객을 찾아 다니는 수고로 벌어들이는 그의 장사 수완을 탓하면 안된다.


     

5.결국 내 몸이 내 것이냐? (당연히 내 것이다.), 내 생명이 내 것이냐?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즉, 자신은 자신의 소유라는 생각의 문제이다.

내 것이므로 내 맘대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해도 된다.

아니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므로 내 맘대로 하면 안된다.

    

군밤 먹기 힘들다.


    

이미지(정의의 여신상. 군밤. 빌 게이츠. 농구) 네이버 이미지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sm=tab_hty.top&where=image&ssc=tab.image.all&query=%EB%A7%88%EC%9D%B4%ED%81%B4+%EC%A1%B0%EB%8D%98+%EB%8D%A9%ED%81%AC+%EC%8A%9B&oquery=%EB%8D%A9%ED%81%AC+%EC%8A%9B&tqi=iAyGJsqo15VssKoqpjKssssssoh-480811#imgId=image_sas%3Aweb_0dd89a64fcac744c374aa31e3873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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