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감정

by 비루투스

나의 뜻 아닌데도 거꾸로 말나오네.

나의 뜻 맞는데도 아닌게 들려오네.

입속에 팔랑개비처럼 맴도는 후회들이여.


가슴에 응어리진 이마음 어찌할꼬.

시간은 흘러가고 서로가 애태우다,

수줍게 내미는 손 말없이 잡아봅니다.



—침묵 속의 소통


시 「소통」은 말이 마음을 온전히 담지 못할 때 생겨나는 혼란과 후회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나의 뜻 아닌데도 거꾸로 말나오네 / 나의 뜻 맞는데도 아닌게 들려오네”라는 첫 구절은, 의도와 표현 사이의 어긋남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시인은 자신의 진심이 왜곡되어 전달되는 순간을 경험하며, 그로 인해 생겨나는 후회의 감정을 “입속에 팔랑개비처럼 맴도는 후회들이여”라는 시어로 형상화한다.

‘팔랑개비’는 이 시의 핵심 이미지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벼운 물체처럼, 말은 상황과 감정에 따라 방향을 바꾸고, 때로는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이 시어는 말의 불안정성과 감정의 흔들림을 동시에 상징하며, 독자에게 소통의 어려움과 그 여운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가슴에 응어리진 이 마음 어찌할꼬”라는 구절은 말로 풀어내지 못한 감정이 내면에 쌓여 응어리가 된 상태를 표현한다. 시인은 그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며, 말의 한계와 감정의 무게를 동시에 느낀다. 그러나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시간은 흘러가고 서로가 애태우다 / 수줍게 내미는 손 말없이 잡아봅니다”라는 마지막 장면은, 말보다 더 깊은 비언어적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시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 침묵 속의 연결에 있다. 말은 때로 상처를 남기지만, 손을 잡는 행위는 말보다 더 진실한 감정을 전달한다. 시인은 결국,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한 마음을 행동으로, 존재로 표현한다. 그것은 화해이자 이해이며, 소통의 또 다른 방식이다.

「소통」은 말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너머에 있는 마음의 다리를 건너려는 시도다. 이 시를 읽고 나면, 우리는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것은 진심을 전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 진심을 받아들이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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