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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genia Sep 02. 2023

프롤로그 : 아침 식사로 만나는 베이징




주말 새벽 6시가 되기 전에 눈이 저절로 떠진다.

나는 이제 이른 아침에 눈이 저절로 떠지는 나이가 되어 가고 있다.


학창 시절에도 아침잠보다 밤잠이 많은 편이라, 밤새며 신나게 놀았다거나 시험공부 하느라 밤샜다는 친구들 이야기를 모험담처럼 부러워하며 듣는 편이었다.


직장 생활하는 동안에는 내 신체의 리듬과 상관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거나 종종, 아니 꽤나 자주 야근을 하거나 회식에 참여하다 보니, 저절로 올빼미형 인간이 되어버렸다. 아침에 눈뜨기가 정말 힘든 시기는 한 동안 지속되었다. 촘촘한 일과의 직장 생활도 모자라 결혼하여 출산을 하다 보니, 밤잠은 더욱 부족해져만 가고 아침 기상은 곤욕이 되어 갔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은 찰나의 순간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극한의 세월이 지나고 나니, 언제 다 키우나 매일 주문을 외우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덧 성장이 아쉬워지는 시기가 왔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나도, 남편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그 와중에 전세계가 COVID-19와 맞닥뜨렸고, 절망과 슬픔, 답답함과 포기를 겪다가 지친 나날들을 점차 기회로 삼게 되었다. 나에게 찾아온 우연한 기회.


코로나로 인해 중국 대륙, 대륙의 수도 베이징에 갇혀 버린 김에 ‘탐험’을 해보자.

나이가 들어가며 이젠 저절로 이른 아침에 기상하는 생활 패턴으로 변화됨을 적극 활용해보자.

짧지 않은 시간 거주한 중국이지만,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이른 아침의 대륙을 만나보자.

이왕 일찍 일어난 김에, 다양한 베이징의 조식당을 찾아가보자.

7시가 다 되어도 어둑어둑한 겨울의 어느 아침. 외출 준비를 하다 마주한 일출


먹고, 보고, 걷는 아침

남편 직장 따라 잠시 거주하러 온 베이징의 생활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거주자가 아닌 여행자의 관점으로 이 도시를 만나고 싶다. 더불어 여행책자에 등장하는 관광지나 맛집이 아닌 다른 관점으로 북경을 바라보는 시각에 항상 목말라 있다. 오래 거주해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대륙의 인파. 그들이 몰려오기 전에 조금은 한가하게 맛집과 관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소들을 찾기 시작했다.


나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중국의 아침 메뉴’에 대한 편견도 깨 버리는 계기였다. 중국에서 아침을 먹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른 아침 시간을 알차고 건강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베이징은 대륙의 수도 답게 다양한 지역 음식, 다양한 나라 음식들이 공존하니 메뉴나 식당 검색과 선택도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점차 주말이 기다려지고 이른 아침 기상이 즐거워졌다. ‘우연=재미, 관심=계기, 기회=실행’을 모토로 하는 나의 베이징 라이프가 빛을 발하는 시간들이었다.


매일 똑 같이 마주하는 스카이라인이지만, 사방이 고요한 이 순간의 우리 동네는 기분 좋은 낯섦을 선물해준다. 자, 일어나서 아침 먹으러 가자.

새벽 6시만 되어도 어디서나 아침 식사가 가능하다. 조식에 진심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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