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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기 Jun 30. 2023

첫 소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되기까지

열심히 하다 보니 결국 되네요.







"언젠가 내가 쓴 소설책이

여기(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서가)에 올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유년 시절부터 늘 꿔왔던 꿈입니다.








(출간 과정 중 마지막의 마지막, 교정지를 보며 오탈자나 비문을 찾는 과정입니다)




최근 그 꿈을 향해 한발 다가가기 위해 장편 소설을 출간했습니다.


2년 동안 문자 그대로 '혼을 갈아 넣은' 녀석입니다.


고민하고 구상하고 쓰고, 읽고, 고쳐 쓰고 했던 모든 시간을 합하면

대략 5000 시간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어렵게 쓰고 힘들게 출간된 책의 예약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소설 분야 904위.............?


어렸을 때부터 책(특히 소설)을 많이 읽긴 했지만

소설을 900권이나 읽었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내가 쓴 책이 904위라고...? 


순위 옆에 있는

'주간베스트' -> 이게 더 속상합니다...

지금 누구 놀리나 싶은...



세상 모든 소설책들 중에 꼴찌를 하고 있는 것만 같아, 

무척 창피하고 속상했습니다.



나름대로

아주 무거운 주제 (죽음, 결핍, 상처)를 

비교적 캐주얼한 소재(데이팅 애플리케이션)로

중심을 잘 잡고 쓴 '재미있고 감동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예약 판매 기간이 지나갔고

책의 인쇄가 끝나자, 출판사에서 저자 증정용으로 책을 보내줬습니다.












벌써 3번째 출간이지만 


힘들게 쓴 글이 예쁘게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된 모습을 보고

손으로 그 질감을 확인할 때마다 매번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순위야 어찌 되었든, 감동입니다. 



.

.

.



교보문고에 책이 입고되는 날,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광화문 본점에 찾았습니다.








내가 서점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너인 '소설 분야'의 

신간 평대 위에 올라와 있는 내 책을 보니 역시나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엄마가 서점 평대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내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선기야, 엄마랑 아빠는 네가 힘들고 어렵게 쓴 글이 이렇게 책으로 나와서 서점에 놓여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자랑스럽고 신기하고 감사하니까, 인기에 연연해하지 말고, 속상해하지 말고. 너도 감사한 마음 갖고 있으렴. 알겠지?"



엄마의 그 말을 듣자,

속내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그 따뜻한 말에 코끝이 매워졌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내가 등단도 안 한 초짜인데 이렇게 좋은 출판사에서 예쁘게 책으로 만들어서 출간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지. 인기나 순위에 속상해하지 말자.'



.

.

.



그렇게 며칠이 흘렀습니다. 


물론, 나는 그동안 교보문고, 예스 24, 알라딘, 영풍문고 홈페이지에서 

순위를 확인하는 일을 하지 않고,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있었습니다.



.

.

.



출판사 마케팅 팀장님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작가님, 좋은 소식이에요." 그가 말했습니다.

"네? 어떤?" 

"책의 초반 반응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저희도 기대가 굉장히 커요." 


나는 통화를 하면서 휴대전화로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순위를 확인해 봤습니다.






117위?!


책이 오프라인 서점 매대에 놓인 지 며칠이 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순위가 무척 많이 올라있던 것입니다.


예스 24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봤습니다.






한국소설 64위?!



말 그대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작은 도약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모든 자식이 그렇듯이)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혼자 조용히 순위를 수시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순위는 점점 더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된 둘째 주가 되었습니다.








교보문고 온라인 기준

한국소설+외국소설 통합 26위에 올랐습니다.






예스 24에선

소설/시/희곡 전체 25위가 되었습니다.









책이 출간되고 열흘째가 된 목요일 아침이었습니다. 

부모님과 광화문 교보문고에 방문하여 서점 내의 커피숍에서

온라인+오프라인 종합 주간 순위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교보문고는 목요일 점심에 그 주의 집계를 발표합니다)



오후 1시가 되자, 집계가 업데이트되었고


결과는


.

.

.

.

.





소설 분야 전체 24위 (국내소설 17위)였습니다.



집계 업데이트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분들께서 '베스트셀러 서가'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정리가 끝나자...










국내소설 베스트셀러에 내 소설이 올라왔습니다. 






같이 기다라고 계셨던 어머니, 아버지도 당연히 뛸 듯이 기뻐하셨고...

(감수성 풍부한 어머니는 사람 많은 카페에서 눈물을 글썽글썽....ㅠㅠ)






"어유~ 엄마 울어서 화장 다 번졌어 찍지 마~" 

하면서 좋다고 찍으신 어머니...



이 날의 감동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요...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사실 책의 인세로 저자가 버는 돈은 정말 미비합니다.

(밝혀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까지 이 소설을 출간하며 받은 계약금은 평균 직장인의 1개월 치 월급에도 못 미칩니다)


"책을 계기로 강연이나 방송 출연을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실 분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건 보통 경제, 경영서나 자기 계발서, 의료 같은 전문 서적을 출간하는 분들의 경우에 해당하는 일이지,

소설은 그런 부수입이 (거의 전혀) 없습니다. 일단 제가 비싼 돈을 받고 강연을 한다거나 할 일은 없고요.

(이미 10여 년 전에 첫 책 때 그 부질없음을 알고 허무함도 느껴봤습니다)


결국 '소설'을 쓴다는 것은


순전히 '나의 만족' 만을 보상으로 이 악물고 나와의 싸움을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쓴 글, 그 가공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읽어봐 준 동시대의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런 사람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계속 쓸 수 (출간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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