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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희 Feb 27. 2024

반쪽짜리 희망

반만 해가 들어오는 지하실 공방

방에만 해가 들어오는 껌껌한 우리 집


작업은 하지만 전시는 못하는 작가

열려있지만 사람이 오지 않는 공방

살아는 있지만 살아가고만 있는 나 자신까지,

반쪽일 뿐이다.


예전 알고 지내던 커플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의 엄마아빠가 된 사진을 봤다.

예전에 어렴풋이 만났던 남자의 어여쁜 여자친구 사진도 봤다.

나한테 상처를 주고 떠났던 이의 해맑은 얼굴도 보았다.


분명하게도,

나는 그들보다 안정감 있는 삶을 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부모님과 주변인들을 배려하지 않았을 것이며, 내 안위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 또한 내 선택이고 아무도 원망할 수 없다.


반쪽짜리 희망마저 잃지 않기 위해,

또 다른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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