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는 족보일 뿐
아이의 교육에 대해 투철한 철학이 있는 사람도 아니면서 뭔가 계속 글이 교육 쪽으로 이어지고 있어 조금 당황스럽지만(안 써도 될 텐데?) 어쨌든 계속 써 본다. 나의 첫째는 첫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놀이학교-영어유치원-사립초의 족보대로 그 행보가 이어지게 되었다. 족보가 정답률이 높을지 안 높을지는 수년 뒤 결과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그리고 그 결과라는 것이 결국 입시에 어느 정도로 성공했느냐를 판단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그 길을 걷고 있다.
족보
1. 한 가문의 계통과 혈통 관계를 적어 기록한 책.
2. 한 가문의 계통과 혈통 관계.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시험) 족보
이전에 출제되었던 시험 문제들을 정리해둔 것.
육아에는 정답도 시험도 없는데, 무슨 족보란 말인가. 이미 말 자체가 그르다. 육아로 점철된 나의 10년 세월에서 무엇이 정답이었고 무엇이 오답이었을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고 그 상황에서의 최선을 다 하며 살았다고 생각한다. 굳이 평가를 매기자면, 그 잣대는 내 잣대여야지, 남들이 보는 잣대로 매겨져서는 안 된다. 빨리 학원 알아보라고 조언했잖아, 그때 했어야지! 한다면 나는 뭐라고 해야 할까? 그게 항상 정답일까? 족보대로 하였으나 시험이, 시대가, 탈족 하면 어쩌려고. 모든 일을 결과론적으로 생각해서도 안 될 것이다.
4차 산업 시대에 바람직한 인간상이란 무엇일까?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찾는 대학이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1. 자주적인 사람 2. 창의적인 사람 3. 교양 있는 사람 4. 더불어 사는 사람을 찾는다. 성적이나 재능만 보는 게 아니라, 도덕성과 자기 관리 역량을 중요시한다는 이야기지. 많은 지식을 처리하는 역량도 필요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사고 역량 및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이 모두를 아우르는 인재상을 바라는 것이다. '스스로 계획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이때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고 평소 교양 있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 공부만이 다가 아닌 세상이 오고 있다. 역량과 가능성을 본다.
시작은 영어 유치원이 족보라고?로 시작했지만, 끝은 4차 산업 시대에 바람직한 인간상이라니.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할 지어다. 난 오늘도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할지, 도서관에서는 어떤 책을 빌릴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를 기대하고 고민하며 미미하게 하루를 보낸다. 이러한 하루하루가 쌓여 창대한 결말을 맺을지, 그 누가 알겠나. 오늘도 무탈하게, 소소한 행복 찾아가며 아이와 함께 하루를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