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이름처럼
첫눈이 온다는 '소설(小雪)'이다.
소녀의 이름 같은 두 글자가 분홍색 하트를 두르고 있다.
올해 초 달력에 남겨둔 나의 기다림이다.
달력을 보며 가만히 불러본다.
입술에 '소설'이 와닿는다.
눈 소식이 있던 지난 금요일.
때마침 휴가로 커피를 내린 채 기다렸지만 눈은 오지 않았다.
맑게 개는 하늘에 마음이 달았는데, 소설의 하늘도 별 다른 기색은 없다.
수확을 좌우하는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는 옛말이 무색할만치 포근한 감마저 돈다.
기다렸던 오늘의 소설은 시간의 동그라미로 소박히 남을 듯하다.
겨울 하이쿠로 '소설'을 축하하며, 윤이 나는 이름을 복습한다. 소문내본다.
눈 녹아
온 마을에 가득한
아이들
첫눈 내리네
수선화 잎사귀가
휘어질 만큼
말 못 한 사랑
하얀 산에 또 눈이
내려 쌓이고
오늘은 '소설'이에요
*대문 이미지 출처: Pexel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