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live Nov 09. 2023

무제 2.


너의 손을 놓쳐버린 나는

캄캄한 심연 속으로

빠져들었어

가지지 못할 것을

가지려는 욕망으로


비루한 내 몸에선

단말마의 비명도 신음도 외침도

터져나오지 않았어


두드려도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내몸에서 느껴지는 건

더운 눈물뿐이었어


창 밖 어딘가에

높이 뜬 달에서

가느다란 빛이 새어들어왔지만

어둠은 물러가지 않았어


말라버린 샘은 영영

그대로 그모습인데

타르코프스키의 죽은 나무에

매일같이 물을 주면

언젠가 살아날 수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이 엿같은 세상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