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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을찍고돌아온그녀 Mar 30. 2022

나도 친구가 있어! [루호]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대상작

사람이든 호랑이든 토끼든 모두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단다. 그래서 누구와도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 난 그저 너를 아끼는 마음을 준 거야. 이제 새로 깨어난 마음을 잘 보듬어 주렴. p65


어느 순간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잊었다.

다 주고 싶었고, 함께해서 좋았고, 떨어져 있어도 마음속 지지자가 있어 행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내 욕심을 친구를 통해 채우고자 했다. 점차 친구에 대한 기대감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고, 상처 주었고, 상처받는 시간들이 쌓여갔다.

나는 스스로 성벽을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아무런 기대감이 없어 안전했다.

견고하게 쌓아 올린 나의 성벽 안에서는 우정도 믿음도 용기도 선택도 필요 없이 지냈다.

그리고 아닌 척하며 나와 다른 모든 것들과 선을 그어가고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내가 그런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조차 몰랐다.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인 ‘루호’를 읽으면서 루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타인을 사랑하고 믿을 수 있는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조건 없이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주어진 삶의 굴레를 벗어나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던 삶이 있었는지 돌아보았다.


어린이 책이지만 ‘루호’를 통해 삶의 모습에 대한 다양성, 함께 사는 삶,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선택해야 하는 많은 윤리적 쟁점들 속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며 용기 있는 선택의 반복이 우리의 삶의 모습을 형성함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루호’를 통해 소중한 삶의 가치를 하나씩 하나씩 찾아가는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지금 계속 성벽 안의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그곳을 나와 마음을 나누는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하는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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